내용요약 질문·의견 '안 받아' 일방통행…30여분 만에 주민이탈
주민의견 배제한 주민설명회, "주민 무시한처사" 발끈
주민 "주민설명회 명분만들어 통과시키겠다는 계획 분노"
시행사 "불란의 소지 만들지 않기 위해 주민의견 안 받아"
15일 오후 벡스코에서 열린 옛 미월드부지 개발 사업자 주관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의 의견수렴 및 질의응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성난 주민들이 자리를 뜨고 있다. /사진=변진성 기자

[한스경제=(부산)변진성 기자] 부산 옛 미월드부지의 사업자가 주관한 첫 주민설명회가 성난 주민들의 반발로 30여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15일 오후 3시께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첫 주민설명회에서는 주민의견수렴 및 질의응답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시행사 티아이부산PFV(이하 티아이부산) 측의 일방적인 사업설명으로 인한 주민 반발로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주민들은 "이런 식의 일방적인 설명회는 주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자리를 떴다.

미월드부지 개발사업은 10여년 전부터 추진돼왔다. 하지만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던 이유는 지역 주민들과의 원만한 합의 여부였다.

실제 지난 4차례의 부산시 건축위원회 심의 가운데 2차례는 '신청지 주변 현황과 지역 주민 의견을 감안해 합의된 당초 허가사항을 변경하는 타당성 사유를 제시하라'며 수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는 티아이부산 측의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불편사항과 재산권 피해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민의견 청취가 없는 일방통행식 진행으로 파행을 빚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불편사항, 의견 등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으나 티아이부산 측은 "종이에 건의사항이나 하고 싶은 말을 쓰면 검토 후 인근 아파트와의 개별 설명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말을 잘랐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내가 참석한 이유는 주민의견 청취라 했기 때문에 왔다. 이런 식의 사업설명회였다면 결코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민 의견을 듣지 않는 일방적인 설명회가 무슨 주민설명회냐"고 비판했다.

수영구에 사는 한 주민은 "차후에 주민설명회를 했다는 명분만 만들어 부산시에 제출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모든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승표 티아이부산 대표는 "주민설명회에 앞서 소란이 있었기 때문에 질문을 받지 말고 의견을 받지 않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며 "불란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의견을 듣지 않았다"고 말해 또다른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한편, 부산 수영구는 지난달 23일 티아이부산의 레지던스 건립사업 경관심의에서 주민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라는 의미로 '조건부 가결'을 내린바 있다.

부산=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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