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시장과 자산시장 상황 고려한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05%로 동결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

16일 금통위는 한 달 반 만에 금통위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와 격차는 0.25~0.50%p로 유지됐다. 

앞서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p 내린데 이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또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시장과 과열 상태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금리 수준 ‘실효하한’이라는 논란이 있는 만큼, 한은이 추가 인하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금리가 0.25%로 0.25%p 떨어질 경우 미국 기준금리 상단인 0.25%와 같아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0.25%p씩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할 때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추가 인하하지 않는 이상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금융·외환시장 상황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난달 말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84%로 지난해 12월 말 1.36% 대비 낮았다. 3차 추가경정예산 재원 마련을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을 앞둔 이달 16일 현재 시점에도 채권 금리는 뒤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3월 12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1200원선에서 머물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이 과열된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서울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1% 올라 작년 12·16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6·17 대책에도 서울 곳곳에서 신고가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5일 코스피 지수도 종가 2208.89를 기록하면서 지난 2월 19일 2210.34 이후 약 5개월 만에 2200선을 회복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부동산을 보고 통화 정책을 펴는 것은 아니겠지만, 유동성이 서울 같은 부동산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 때문에 이번에 금리를 또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통화정책의 목적에 넓게는 자산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 안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동산 과열 상황도 금통위원들 머릿속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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