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인턴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의 전 재산이 20일 압류됐다.

검찰은 서미경 씨의 세금 탈루 혐의와 관련해 서미경 씨의 입국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서미경 씨가 지난 20일까지 국내에 모습을 보이지 않자 검찰이 ‘재산 몰수’라는 카드를 내민 것이다.

서미경 씨는 딸인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과 서미경 씨의 재산 증여 과정에서 적법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2006년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식 6.2%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미경 씨, 신유미 고문 등에 편법 증여했다는 혐의다. 이 과정에서 신영자 이사장과 서미경 씨, 신유미 고문은 증여세와 양도세 등 관련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렇게 탈루된 세금이 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서미경 씨의 ‘부당거래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7년에는 롯데쇼핑이 유원실업 등 총수 가족이 운영하는 특수 관계사에 영화관 매점을 저가로 임대해주는 수법으로 부당 지원을 해왔던 것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유원실업은 당시 서미경 씨가 57.8%, 딸이 42.2%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서미경 씨와 딸의 지분을 합치면 100%다. 13~15% 낮은 임대료 덕분에 진입 3년 만에 53억원의 이익을 보기도 했다.

2008년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유미 고문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2,0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증여세 없이 양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은 계열사인 롯데미도파와 롯데후레쉬델리카 등에 주식을 분할 양도했다. 신유미 고문과 신동빈 회장은 두 계열사의 유력 주주였다. 두 계열사는 ‘결손기업’에 포함되어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롯데는 신유미 고문이 최대주주였던 롯데후레쉬델리카에 세븐일레븐의 식품 납품을 몰아줘 매출을 확대시키기도 했다.

부지불식간에 재산을 늘린 뒷심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미경 씨는 1977년 ‘미스 롯데’에 선발되며 롯데가와 첫 인연을 맺었다. 잠시 연예계 활동을 하던 서미경 씨가 의문의 유학길을 떠난 후 뒷소문이 돌았다. ‘롯데 별당마님’으로 불리던 서미경 씨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이에서 낳은 딸 신유미 고문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호적에 오르면서 공식적으로 ‘셋째 부인’이 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서미경 씨를 ‘영원한 샤롯데’로 대해왔다고 알려졌다. ‘샤롯데’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 소설에 매료되어 그룹 이름을 ‘롯데’로 지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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