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벨로드롬에 어떤 변화 올까
경륜 경주 모습. /기금조성총괄본부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륜이 휴장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만약 휴장하지 않았다면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펼쳐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력 부분을 분석해 재개장 후 발생할 벨로드롬 판세를 예상해 본다.

◆ ‘챔피언’ 정종진, 정점 찍을까
정종진(33)은 2015년 첫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이후 최다 연승ㆍ상금, 그랑프리 4연패 등 각종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명실상부한 경륜 최강자다. 아마추어 시절 무명에 가까웠고 경륜훈련원조차 재수 후 입소한 그가 경륜 역사를 바꾼 결정적 요인은 끝없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관리, 큰 경기에 최적화된 각질과 전법이다. 이 과정에서 연출된 수많은 명승부도 그의 몫이다.

그랑프리 대상경륜 4연패만큼은 달라진 대진 방식과 더불어 수적 우세로 이어진 수도권 라인의 반사이익도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온다. 동서울팀과 뭉친 정종진의 연대는 그만큼 라인이 길고 강하며 조직력 또한 흠잡을 데 없다. 반대로 철옹성과 같은 이들과 맞닥뜨린 반(反) 수도권 경남 연대는 무기력함을 더해 원치 않은 들러리가 돼야 했다. 만약 휴장이 없었다면 올해는 달랐을 것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그랑프리 경륜 4연패 대기록을 달성한 정종진. /기금조성총괄본부

◆ 동서울팀의 홀로서기
정하늘(30), 신은섭(33), 정해민(30)으로 대표되는 동서울팀은 그동안 같은 수도권팀의 정종진과 정면 승부를 억제해왔다. 정종진의 대표적 아군이었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궁합이 맞았다. 하지만 지난해 그랑프리 대상경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절반 이상 정면 승부 양상을 보여줬다. 이전 경기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올해 대상경륜 같은 큰 경기에서 이들이 만난다면 갈등이나 정면 승부가 더욱 부각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종진 입장에서 그동안 아군을 적으로 맞이해 부담이 더 클 것이란 주장도 있다.

◆ ‘괴물 신인’ 임채빈의 활약
경륜 역사상 최고의 신인으로 꼽히는 임채빈(29)은 등장하자마자 정종진과 비교될 만큼 놀라운 재능을 가졌다. 아마추어 시절 한국 선수 최초로 단거리 세계대회에서 입상한 이력이 말해주듯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왔다. 정종진이 비교적 무명에 가까웠던 대기만성형이라면 25기로 입문한 임채빈은 싸이클계를 평정한 완성형이다.

이런 명성을 뒷받침하듯 임채빈은 사상 처음으로 경륜훈련원을 조기 졸업하고 단 8경기만 뛰고도 특선급 월반에 성공했다. 경기 내용도 기대 이상이다. 경륜 25년 역사상 어떤 신인에게도 볼 수 없던 기록을 대수롭지 않게 찍어냈다. 임채빈의 경기력은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의 나이 또한 정종진보다 4살 적다.

◆ 2인자 탈출에 기대, 황인혁ㆍ정해민ㆍ성낙송
황인혁(32)은 정종진에 버금가는 지구력을 가진 선수다. 그가 목표하는 인지도는 선수들과 팬들에 충분히 각인됐다. 온갖 궂은일을 다 겪으며 단련한 성낙송(30)은 직선 승부에선 자타 공인 최고다. 라인전이나 전개가 혼란스러울 때 전광석화와 같은 반전을 기대할 만하다. 이 밖에 테크니션 박용범(32)이 오랜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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