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車업계, 미래시장 선점 위한 전략에도 고용유지 문제에 고심
친환경 규제 피해 과도기적 전기차 시장 진출... 배터리 동맹도 같은 맥락
10년 내 수소 경쟁력 갖춰 시장 구축에 잰걸음 낼 듯?
그래픽=이석인 기자

[한스경제=조윤성 기자] 최근 우리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를 85만대를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범국가적인 수소경제 컨트롤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도 출범했다. 2040년까지 수소 전문기업 1000개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기준 국내 수소차(1230대), 충전소(30기) 보급율은 세계 최고다. 정부는 전기차 대비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 등 수소차 강점을 살려 대형화물차, 중장거리 버스 등 보급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매 보조금 등 재정지원도 늘린다. 

수소 시범도시도 확대한다. 울산, 안산, 전주·완주, 삼척 등에 추가해 3기 신도시 5곳 중 2개 내외를 수소도시로 조성키로 했다. 공동주택 연료전지 발전, 수소충전소 및 수소버스를 공급한다. 

휘발유나 경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시대를 접고 전기차를 뛰어넘어 곧바로 수소차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계획인 셈이다. 한스경제는 본격적인 수소경제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국내외 수소기술의 미래를 진단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다음은 글 싣는 순서.
 
① '車업계, 전기차 대항마로 수소차' 낙점'
②  '수소차' 니콜라의 대박, 충전인프라 건설 우선 구축
③ 현대차 수소차 기술 어디까지 왔나?
④ 수소차 시장 선점에서의 주가추이는?
⑤ 글로벌 수소차 현황은?
⑥ 전기차 vs 수소차 승자는?
⑦ 확대되는 수소기술의 미래

자동차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내연기관 엔진을 제외하고는 친환경 차량으로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생산 및 공급해 왔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메이커들이 앞 다퉈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내세우며 국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대부분 장악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는 테슬라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던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니로가 각각 2~3위로 추락하고 테슬라가 1위에 올랐다. 테슬라는 4093대, 코나는 3402대, 니로는 1669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테슬라는 이미 수입차시장에서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뛰어넘으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테슬라 모델3는 국내 수입차 모델 2위에 올라 1위인 벤츠 E300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폭스바겐 티구안과 BMW 520도 단숨에 뛰어넘었다.

테슬라는 미국시장에서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세계 1위 자동차브랜드인 토요타를 제쳤기 때문이다. 전기차 라인업만 갖춘 테슬라가 내연기관을 비롯해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토요타를 넘어섰다는 건 자동차업계의 대전환을 상징하는 빅뉴스라 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SK·현대차 제공

 현대차, 배터리 동맹 다소 늦은 듯

부랴부랴 현대차그룹이 국내 삼성, SK, LG 등과 배터리시장 협력방안을 논의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와 동맹협정을 통해 시장을 만회해 보겠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SK와 LG는 이미 현대차와 협력을 진행해 왔지만 삼성은 이번에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1~5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은 LG화학이 24.2%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SDI는 6.4%로 4위, SK이노베이션은 4.1%로 7위에 올랐다.

오는 2023년에 이미 전기차 생산을 위한 배터리가 품귀현상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현대차가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에 지원을 요청한 셈이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메이커들은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배터리동맹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갈수록 전기차 시장은 기존 내연기관 시장처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배터리 공급이 한계에 이르러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기차 단일 품목만 생산하고 있는 테슬라와 달리 기존 내연기관 메이커들은 수만에서 수십만 명에 이르는 고용을 유지해 왔다. 다양한 라인업 생산을 위해 수많은 부품을 생산하거나 조립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보니 대규모 고용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반해 전기차는 크게 4종류의 부품만 적용하다 보니 기존 완성차업체들과 고용유지 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수소차시장을 놓고 아우디와 현대차가 동맹체를 결성했다. 사진=블로그 플로이드(FLOYD)

글로벌車 메이커, 전기차 대항마로 수소차 내세워

이런 고민 때문에 기존 완성차브랜드들은 전기차가 아닌 새로운 시장에서의 협력을 꾀하고 있다. 바로 수소차시장이다. 기존 고용과 협력체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을 수소차로 꼽은 셈이다.

수소차는 물 이외에는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최고의 친환경차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가장 큰 걸림돌은 차량 가격이 비싸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소차는 일반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짧고 한 번 충전으로 훨씬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브랜드들은 상용차에서 수소차량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승객이 화물을 실어 나르는 상용차들은 전기차로 채택할 경우 배터리 충전을 위해 몇 시간씩 충전소에서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반해 수소상용차는 단 20분 만에 충전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관건은 연료생산 비용이다. 시장에서는 수소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점을 향후 10년 내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수소에너지 생산 가격은 일반 휘발유 가격의 140~150% 수준으로 내려왔으며 시장 수요에 따라 향후 더 낮아질 전망이다. 수소 충전 인프라는 정부가 주도해 구축할 전망이다. 정부는 전기와 수소를 함께 충전하는 복합충전소 인프라 구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전략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에 35조8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수소차(승용·버스·화물 등)를 누적기준 20만대 보급한다. 수소 충전인프라를 450대를 설치하는 한편, 수소를 생산해 충전소 등에 공급하는 수소생산기지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전기차 업체별 판매점유율. 출처=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차협회, 국토부 신규등록 통계 취합

수소동맹체 통한 협력도 가속화
 
이런 장점에 글로벌 완성차메이커들의 협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테슬라에 맞서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다양한 그룹들과 이른바 ‘수소동맹’을 맺으며 시장을 준비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독일 폭스바겐그룹, 토요타-BMW, 혼다-GM 등이 대표적인 수소동맹체다.

여기에 지난해 현대차와 토요타를 중심으로 한 수소동맹체가 추가됐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리퀴드', 수소충전 설비회사 '넬', 수소전기트럭 생산업체 '니콜라', 에너지·석유화학그룹 '쉘' 등과 상용 수소전기차의 대용량 고압충전 표준 부품 개발을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컨소시엄은 차량의 '리셉터클(수소 주입구)'과 '노즐(리셉터클과 연결)', '호스(노즐과 연결)', '브레이크어웨이(충전 중 외력 작용 시 부품 손상없이 노즐, 호스 결합체 분리)' 등 충전 설비 부품을 상용 수소전기차의 대용량 고압 수소 충전 조건에 만족하도록 개발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분야를 확대해 상용 수소전기차 충전 기술의 국제적인 표준화를 추진해 왔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메이커들이 당장 수소차시장으로 내달릴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과도기적으로 글로벌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해 전기차 시장에 속속 진출하겠지만 궁극으로는 기존 생산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수소차시장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윤성 기자, 김창권 기자,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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