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동산 시장은 '공포'로 인해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등은 주택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70%를 이미 넘어섰다.

세입자들의 머릿속에는 혹시 모를 집주인의 파산으로 전세금을 한 순간에 날릴 수 있다는 공포가 생겼다.

이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 정부의 시장 활성화 의지와 매년 봄 오는 이사 시즌 시작이 맞물려 주택매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기준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떨어지고 청약 제도 변경으로 청약 1순위 요건이 종전 2년에서 1년으로(수도권), 지방은 1년에서 6개월로 각각 단축됐다. 이런 호재에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자 전세대란에 지친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세가율이 60%를 넘으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됐었다. 최근에는 전세가율 60%가 넘었어도 매매수요는 둔한 그래프를 그렸다.

수 차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경험을 통한 학습으로 내집 마련 의지를 억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세가율이 70%를 넘어가면서 경험치가 공포감을 제어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 전문가들도 전세가율이 70%가 넘어가면서 전세자금을 돌려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또 금리가 떨어졌을 때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면 내집 마련과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계산도 섰다.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2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전세금 관련 스트레스와 이사•세금•복비로 빠지는 부분도 세이브 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의 경우 내 집 마련은 선택이 아닌 현실이 됐다. 전세매물 부족 현상은 여전한 가운데 봄 이사 수요와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전세난이 전에 없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리센츠의 경우 전세를 찾아볼 수 없고 전세가 나오기만 하면 당일로 계약이 완료될 정도다. 109㎡형 기준 전세값은 7억5,000만원~8억원까지 거래되고 있다(매매가 10억원 전후).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서울 전셋값이 주간 0.5%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지난주보다 0.12%p더 올랐는데 이는 최근 10년 내 전세 값 주간 상승률 최고치다. 또 서울발 전세가격 상승이 경기•인천(0.19%)에도 영향이 지속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물건부족에 따른 전셋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과거와 같이 폭발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 곡선을 그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사철과 정부의 정책이 겹친 데다가 전세가율 70%에서 오는 공포가 근간이기 때문이다"며 "투자목적보다는 실 수요에서 오는 상승이라는 점에서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공포'도 있다. 내 집 마련을 꺼리는 측도 여전히 존재 한다. 한없이 올라갔던 부동산이 거품처럼 꺼질 까 하는 공포다. 이들이 특히 고려하는 것은 미국이 금리 상향조정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금리를 상향조정하면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제2의 IMF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전문가 A씨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내 집 장만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며 "금융권으로 부터 1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로 융자를 받을 것을 추천한다. 현재 금리보다 조금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 그러나 혹시 있을지 모르는 위험에서 안정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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