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왼쪽)과 김민규. /K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대세 선수들의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는 ‘10대 선수 돌풍’이 거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7월 2일이 돼서야 막을 올린 2020시즌 KPGA 코리안 투어에선 10대 선수인 김주형(18)과 김민규(19)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개 대회를 소화한 가운데 김주형(우승 1회ㆍ준우승 1회ㆍ공동 40위)과 김민규(준우승 1회ㆍ공동 준우승 1회)의 성적은 놀라운 수준이다. 특히 김주형은 군산CC 오픈에서 KPGA 코리안 투어 프로 선수 최연소(18세21일), 입회 후 최단기간(109일)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투어 주요 부문에서도 이들의 선전은 눈에 띈다. 김주형은 상금 1위(1억5374만8381원),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4위(1072점)에 올라 있고 김민규는 상금 4위(9063만7448원)에 포진해 있다.

과거 KPGA 코리안 투어에선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1인자로 군림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5명 가운데 수상 당시 나이가 30대인 선수는 무려 4명에 달한다. 2015년 수상자 이태희(1984년생)는 당시 31세, 2016년과 2017년 수상자인 최진호(1983년생) 역시 30대 초중반의 나이였다. 이형준(1992년생)은 2018년 26세의 나이로 이 상을 차지했지만, 2019년 수상자인 문경준(1982년생)은 37세 늦깎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상금 부문 역시 2016년 최진호, 2017년 김승혁(1986년생), 2018년 박상현(1983년생)까지 30대 선수들이 왕좌를 지켰다. 이수민(1993년생)이 지난해 26세의 나이로 수상한 것이 이례적이었다.

올 시즌엔 10대 선수들이 판도를 흔들고 있다. 투어 우승 경쟁이 더 치열해진 모습이다. 남자골프 관계자들은 새로운 스타 탄생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난 구자철(65) KPGA 회장은 "김주형은 앞으로 오래 뛸 선수 같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다. 허벅지가 굉장히 탄탄하더라. 최경주 프로의 다리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김주형도 허벅지와 둔부가 탄탄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주형은 장타자가 아니지만, 튼튼한 하체를 바탕으로 정확한 샷을 구사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PGA 코리안 투어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을 중계한 정준(49) JTBC 골프 해설위원은 당시 준우승한 김주형을 두고 “그가 왜 한국 골프의 미래인지 경기에서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국내 대회들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낸 김주형은 13일 세계랭킹에서 92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갖추게 됐다. PGA 챔피언십은 다음 달 7일(한국 시각)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PC 하딩 파크에서 열린다. 대회 초청장을 받은 그는 고민 끝에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19일 KPGA 오픈 최종 4라운드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저는 PGA 투어에서 뛰고 싶은 선수다. 미래를 위해선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도전 이유를 밝혔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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