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토트넘 구단 선정 올 시즌 4관왕에 올랐다. /연합뉴스

‘슈퍼 쏘니'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새 역사를 계속 쓰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올 시즌 내내 맹활약을 펼치며 ‘4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을 넘어 잉글랜드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다.
 
◆ 토트넘 선정 시상식 4관왕 영광
 
손흥민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홈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전반 6분 멋진 개인기에 이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낚았으나, 공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어 자책골 처리됐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변함 없이 토트넘의 활로를 개척하며 펄펄 날았다.
 
경기 후 토트넘 구단 자체 시상식에서 손흥민은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 토트넘 올해의 선수, 올해의 골, 토트넘 주니어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공식 서포터스가 뽑은 올해의 선수 등 4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골 등을 합쳐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데 이어 2년 연속 4관왕에 올랐다.
 
특히 지난 시즌 첼시를 상대로 기록한 50m 드리블 원더골과 이번 시즌 번리를 맞아 선보인 75m 드리블 슈퍼골은 두 시즌 연속 토트넘 올해의 득점으로 환하게 빛났다. 손흥민은 시상식에서 "올해도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팀 동료들과 코치진, 서포터스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시즌은 완벽하지 못했다. 지금 순위를 거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골'에 대해서는 "멋진 골이었다. 아직도 득점 영상을 가끔 돌려본다. 여전히 이야기하지만 번리전 골은 행운이 많이 따랐다. 환상적인 득점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 28세 손흥민, 35세 호날두 몸값 추월
 
손흥민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축구의 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를 넘어섰다. 지난 4월 유럽 축구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는 손흥민의 예상 이적료로 6400만 유로(약 882억 원)를 책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적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예상 몸값이 이전 8000만 유로(약 1102억 원)에서 20%나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이다.
 
손흥민의 몸값은 아시아 선수 중 독보적 1위다. 2위인 일본의 나카지마 쇼야(26·FC포르투)의 1600만유로(약 221억 원) 4배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공격수만 놓고 보면 로멜루 루카쿠(27·인테르 밀란)에 이어 19위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2위에 오른 티모 베르너(24·첼시)가 손흥민의 바로 뒤인 20위다.
 
오랫동안 자신의 우상으로 여겼던 호날두도 추월했다. 올해 35살이 된 호날두(23위)의 예상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27억 원)다. 이적시장에서 바라보는 손흥민의 가치가 이미 호날두를 넘어선 셈이다. 참고로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는 1억1200만유로(약 1543억 원)로 공격수 부문 8위를 차지했다. 가장 높은 몸값의 주인공은 킬리안 음바페(22·파리 생제르맹)로 1억8000만 유로(약 2481억 원)며, 네이마르 다 실바(28·파리 생제르맹)가 1억2800만 유로(약 1764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 ‘챔스 진출 실패’ 토트넘, 손흥민 떠날까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비록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로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지만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반면 손흥민은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13일 아스널전에서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올 시즌 EPL 10골, 10도움으로 10-10 클럽에 가입했다. 이어 1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공격포인트(21개) 기록을 썼다. 또 올 시즌 공식 경기에서 18골 12도움을 올려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30개)도 달성했다.
 
손흥민이 올 시즌 맹활약을 펼쳤으나 토트넘의 상황은 좋지 않다. 팀 내 지원이 여의치 않은 데다 조제 무리뉴(57) 감독 부임 후 공격수들에게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지시하고 있어 손흥민도 공격적인 재능을 100% 발휘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손흥민으로서는 더 '큰 물'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손흥민의 나이도 어느덧 20대 후반이다. "손흥민이 팀을 옮겨야 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는 팬들의 주장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들이 손흥민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국외 언론 보도가 꾸준히 나온다. 다만 손흥민에게 공식적으로 영입을 제안한 구단은 아직 없다. 손흥민 역시 자신이 한층 더 성장한 토트넘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이 빅클럽에서 더 큰 날개를 펼치길 바라는 팬들의 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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