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류첸코ㆍ오닐ㆍ팔로세비치ㆍ팔라시오스
포항 스틸러스 외국인 선수 4인. 왼쪽부터 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가 남다른 외국인 선수 조합으로 돌풍을 넘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2020시즌 시작 전부터 아시아 쿼터를 포함한 외인 한도 네 명을 모두 채웠고, 국내 선수와 시너지 효과로 리그 선두권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포항은 K리그1에서 가장 눈에 띄는 외인 조합을 자랑한다. 센터포워드 스타니슬라브 일류첸코(30ㆍ러시아), 수비형 미드필더 브랜든 오닐(26ㆍ호주), 공격형 미드필더 알렉산다르 팔로세비치(27ㆍ세르비아), 윙포워드 마누엘 팔라시오스(27ㆍ콜롬비아)로 구성된 외인 군단은 맡은 임무를 충실히 소화하며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이들은 각자의 등록명 앞자(‘일’류첸코ㆍ‘오’닐ㆍ‘팔’로세비치ㆍ‘팔’라시오스)를 딴 ‘일오팔팔(1588)’로 불리며 K리그1에 신선한 재미도 선사한다. 외인 전원이 팀에 완벽히 적응해 상승세를 이끄는 점은 포항보다 강한 전력을 가진 리그 1위 울산 현대, 2위 전북 현대조차 해내지 못한 일이다.

올 시즌 9골을 기록 중인 포항 센터포워드 일류첸코. /한국프로축구연맹

‘1588’ 조합의 위력은 18일 FC서울과 12라운드 원정경기(3-1 승리)에서 드러났다. 포항은 서울 공격수 조영욱(21)에게 선제골을 내줘 전반전을 0-1로 마치고 맞이한 후반전에 3골을 퍼부어 경기를 뒤집었다. 일류첸코가 2골, 팔라시오스가 1골 1도움, 후반 34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팔로세비치가 1도움을 쏟아냈다. 오닐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최영준(29)과 중원에서 맹활약하며 1차 저지선 임무를 수행했다. 전반 22분엔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크로스바를 맞히는 김광석(37)의 헤더를 이끌어냈다. 서울전에서 시즌 8호, 9호골을 터뜨린 일류첸코는 ‘1588’ 활약과 관련해 “외인만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팀과 서로를 위해 싸운다”며 “우리 팀엔 이기적인 선수가 없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팀 최다 득점자인 그는 울산 주니오(34ㆍ15골)의 강력한 득점왕 경쟁자다.

포항은 12라운드까지 7승 2무 3패 승점 23으로 리그 4위를 마크해 선두 울산(승점 29)과 격차를 조금씩 좁혀 상위권 싸움에 힘을 내고 있다. 일류첸코의 말처럼 포항의 상승세는 ‘1588’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 활약까지 더한 결과물이다.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인 윙포워드 송민규(21)는 12경기 5골 2도움으로 동나이대 최고의 재능이란 평가를 받는다. 대학 진학 대신 고졸 신인으로 2018년 K리그1 출사표를 던진 송민규는 프로 3년 차인 올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K리그1을 누비는 20대 초반 선수 중 그보다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이가 없다. 김학범(61)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발탁 가능성도 키운다. 윙포워드 이광혁(25), 188㎝ 장신 중앙 수비수 하창래(26), 골키퍼 강현무(25) 등 20대 중반 젊은 선수도 포항 상승세 중심이다.

포항은 2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6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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