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 메인 포스터./NEW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코로나19 사태 후 유일하게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영화 ‘반도’(15일 개봉)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뜨겁다. 극장가 침체기 속 여름 시장을 겨냥한 ‘반도’는 초반 관객 몰이에 성공하며 개봉 첫 주 1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후 실 관람객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지만 극장정상화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하며 구세주 역할을 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 호평과 혹평 동시에..‘반도’를 향한 시선

영화 '반도' 스틸./NEW 제공.

‘반도’는 ‘부산행’의 속편이자 개봉 전부터 해외 190개국에 선판매 되고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관객들의 기대 지수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영화를 접한 관객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크게 엇갈렸다. “오락 액션 영화로 볼 만했다” “‘부산행’보다 훨씬 스케일이 커졌다” “다른 재난영화와 달리 여성 캐릭터들이 능동적이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지루하다” “개연성이 없다” “신파 설정이 거북하다”등 부정적인 반응으로 나뉘었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개봉 첫 날 ‘반도’는 2245개 스크린을 확보해 1만551회 상영됐다. 상영점유율은 80.1%로 나타났다. 극장 상영 10회 중 8회는 ‘반도’를 상영한 것이다.

‘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지난 9일 “‘소리꾼’은 개봉 5일 전 불과 60여개 극장, 일부 시간에만 예매가 오픈됐는데 ‘반도’는 개봉 3주 전인데도 대부분의 주요 극장에서 예매를 시작하더니 개봉 2주 전에는 600개 스크린에서 예매를 오픈했다”라며 스크린 독과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제작비 190억 원이 투입돼 손익분기점이 530만 명이었던 ‘반도’는 해외 판매로 인해 국내 손익분기점이 250만 명으로 줄어 흥행 부담을 한 층 덜었지만 여전히 극장가를 독식한 분위기다.

일부 영화 관계자들은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으나 공개적으로는 쉬쉬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침체됐던 극장가가 다시 활력을 찾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이후 개봉을 앞둔 국내 블록버스터들 역시 ‘반도’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반도’가 가뭄에 시달렸던 극장을 살리는 역할을 했다”며 “‘반도’가 흥행이 돼야 이후 개봉하는 작품들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반도’의 바통을 이어 오는 27일 ‘강철비2: 정상회담’이 개봉하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8월 3일 간판을 건다. 이 작품들이 개봉하기 전까지는 ‘반도’의 독주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 해외시장에서 통한 ‘반도’

'반도' 베트남 프로모션./NEW 제공.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아시아 국가에서는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투자배급사 NEW는 “한국과 같은 시기 개봉한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박스오피스 압도적 1위로 아시아 극장가를 이끌고 있다. 24일 개봉을 앞둔 베트남에서는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기생충’의 사전 예매량 (1만6000장)을 뛰어넘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열린 주말 유료시사회만으로117만 달러(14억원)의 박스오피스를 달성했다.

배급사는 지난 15일 대만에서 개봉한 ‘반도’가 ‘부산행’의 오프닝 기록을 경신하는데 이어 첫 주말까지 470만 달러(56억)의 박스오피스로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한국 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경신한 싱가포르는 첫 주말까지 박스오피스 79.5만 달러(10 억원)를 거둬들였다. 역대 한국 영화 첫 주말 최고 스코어다. NEW는 “한 상영관 당 최대 50명 입장이라는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중 얻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개봉한 말레이시아에서는 개봉 첫 주말까지 95.5만 달러(11억원)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흥행 1위에 올랐다.

‘반도’는 국내를 포함해 개봉 첫 주말 아시아 5개국에서 2000만 달러(한화 24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내년 1월에는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도쿄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던 일본 배급사 가가 코퍼레이션(GAGA Corporation) 톰 요다 대표는 “한국에서의 흥행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고 이는 아시안 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큼이나 엔터테이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과 같다”며 “‘반도’가 2021년 일본의 영화산업을 부흥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할리우드 대작이 연이어 개봉을 연기함에 따라 ‘반도’의 해외시장 정복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23일 태국, 29일 라오스, 30일 덴마크에서 개봉한다. 8월 6일 뉴질랜드, 7일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다. 8월 중순부터 호주, 러시아, 인도, 필리핀 등에서도 공개된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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