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성용 22일 FC서울 입단 기자회견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성용.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지금 상황에선 같은 팀에서 뛸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11년 만에 K리그1(1부) FC서울로 돌아온 기성용(31)이 프로 데뷔 시절부터 함께한 이청용(32ㆍ울산 현대)과 올 시즌 서로 다른 팀에서 만나는 것을 두고 교차하는 감정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울 입단(2006년) 동기 이청용과 재회하는 소감을 밝혔다. “청용이와 전날(21일)까지 연락했다. 어려서부터 함께 생활하면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마무리를 같이하면 좋겠다는 얘길 많이 했다”며 “지금은 그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 청용이도 그 점에 아쉬워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소속팀, 국가대표팀에서 이청용과 함께 ‘쌍용’으로 불리며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청용은 축구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다. 이청용과 똑같이 2009년 서울을 떠나 유럽에 간 뒤 11년 세월을 지나 마침내 K리그1 무대를 밟는다. 기성용에 앞서 이청용은 올 시즌 개막 직전 독일 분데스리가2 VfL 보훔을 떠나 울산에 입단했다.

기성용이 이청용과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날은 다음달 30일이다. 이날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서울과 울산의 2020 하나원큐 K리그1 두 번째 맞대결이 펼쳐진다. 기성용이 정상적인 몸 상태를 회복한다면 이 경기에 출전해 이청용을 적으로 상대한다. 기성용은 “청용이와 잉글랜드에 있을 때도 한 번 상대 팀으로 맞대결했다. 저한텐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다”며 “항상 존경하고 좋아하는 친구다. 지금도 K리그1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팀 리더로서 핵심적인 임무를 소화하고 있다. 만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 상태가 어떨지 모르지만 ‘그 경기’에 당연히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경기에 나서는 것을 확신하진 못하지만 이청용과 만남이 성사된다면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 그동안 받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라운드 안에서 저와 청용이가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으로 하는 게 팬들에게도 좋을 것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청용이와 같은 팀에서 만나면 저로선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기성용에게 이청용만큼이나 특별한 동료는 구자철(31ㆍ알 가라파 SC)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 등을 누비며 국가대표팀에서 영광을 함께한 사이다. 2007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데뷔해 기성용, 이청용과 ‘K리그 출신’이란 공통분모로 엮인다. 기성용은 카타르 스타스리그에서 활약 중인 구자철도 언젠가 K리그1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예감한다.

“미래에 대해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며 저희가 그동안 받은 것들을 많은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어떻게 베풀 수 있을지를 항상 얘기했다. 자철이도 마찬가지고 청용이도 그랬고 그 나이가 됐기에 이런 고민이나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자철이는 제가 얘기 안 해도 한국 축구나 K리그를 정말로 사랑하고 위하는 친구다. 자철이도 나름의 계획이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 기간이 끝난다면 ‘자철이도 결정을 하지 않을까’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자철이가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알고 있다. 자철이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런 고민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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