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윤아 코치, 유영주 감독, 양지희 코치, 변연하 코치.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현역이었다면 이길 팀이 없겠는데요?”

지난해 창단한 '막내 구단' 부산 BNK 썸의 감독 및 코치진을 두고 여자프로농구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실제로 이름값만 놓고 봐도 역대 최강이다. 유영주(49) 감독을 필두로 최윤아(35), 양지희(36) 코치가 포진해 있고 지난 3월엔 변연하(40) 코치까지 영입했다.

유영주 감독은 1990년 농구대잔치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199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여자농구 전설이다. 코치진 3명은 모두 프로리그 MVP 출신이다. 변연하 코치는 정규리그 MVP 3회(2001ㆍ2003ㆍ2004년), 챔피언결정전 MVP 1회(2006년)에 빛나며 최윤아 코치는 2009년, 양지희 코치는 2016년 각각 정규리그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야말로 ‘전설급 라인업’이다.

최근 부산에서 만난 이들의 카리스마는 남달랐다. 지난 9일 부산 기장군 부산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와 연습 경기에서 유영주 감독은 특유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코트 위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곤 했다. 최윤아 코치는 벤치에서 선수들과 대화하며 상태를 세심히 점검하는 모습이었고, 변연하 코치는 코트 구석에 서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면밀히 관찰했다.

본지와 만난 정상호 BNK 구단 사무국장은 팀 훈련 강도에 대해 “선수들 사이에선 아산 우리은행 위비 다음으로 강하다는 얘기가 돈다. 그게 유영주 감독님의 훈련 스타일이다”라면서도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 스파르타 훈련까진 아니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식이다. 훈련할 때 제대로 집중해서 훈련하는 편이다”라고 귀띔했다.

BNK 코치진과 선수단은 승리에 목이 말라 있다. BNK는 첫 시즌에서 10승 17패 승률 37.0%로 6개 구단 가운데 5위에 머물렀다. 따라서 다가오는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다. 코치마다 역할분배는 확실히 돼 있다. 최윤아 코치는 가드, 변연하 코치는 슈터와 포워드, 양지희 코치는 센터 자원의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정상호 사무국장은 “센터 출신인 양지희 코치는 센터 포지션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센터는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과 달리 림을 등지고 경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센터 포지션 전문 코치도 필요했다”고 밝혔다. 축구에서 골키퍼 전문 코치가 있듯이 BNK 구단도 빅맨을 잘 조련할 수 있는 코치를 둔 셈이다.

BNK 감독과 코치진은 여자농구 선후배 관계로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맏언니이자 수장인 유영주 감독은 코트에선 프로 감독다운 카리스마를 뽐내지만, 밖에선 ‘언니 리더십’과 ‘엄마 리더십’을 발휘한다. 팀 내 간판 스타인 가드 안혜지(23)는 “유영주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굉장히 잘해주신다. 훈련할 땐 제대로 하고 훈련장 밖에선 챙겨주신다”고 웃었다. 다가오는 시즌 BNK가 이들 전설급 여성 코치진의 지도력을 앞세워 리그에서 진정한 ‘여풍(女風)’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은다.

부산=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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