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터파크, 투어·공연 비중 70%... 코로나 직격탄
오는 하반기 실적 반등 불투명... "점진적 수익 개선할 것"
인터파크 로고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쇼핑이 호황을 맞고 있지만, 이커머스 1세대 격인 인터파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어와 공연산업이 고사 위기에 놓이자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파크가 티켓 판매를 맡았던 ‘팬텀싱어3’ 콘서트가 취소됐다. 해당 공연은 이달 3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송파구는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를 내리며 공연을 불허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콘서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최 측은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5000명이상 집합금지 명령으로 이 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졌다.

공연업계가 불황에 놓이면서 덩달아 티켓 예매를 주력하는 인터파크도 실적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인터파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한 106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3억6000만원 마이너스로 적자전환 했다. 1분기는 그나마 코로나 타격이 미미했던 1월 분 실적이 포함됐다지만, 다음 달 공시될 예정인 2분기 실적은 이마저도 없어 전망이 어둡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이 날개를 단 것과 비교하면 희비는 더욱 뚜렷하다. 인터파크가 직격탄을 맞은 이유는 매출이 투어와 공연부분에 대부분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터파크 거래총액은 총 3조7737억원으로 이중 49%가 항공권과 같은 투어 사업에서 나왔다. 스포츠나 공연 티켓을 담당하는 ENT(엔터테인먼트&공연) 부문 역시 전체 거래의 20% 수준을 담당한다. 즉 투어와 공연사업이 인터파크의 ‘7할’이라는 소리다.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지난 1997년 우리나라 최초의 온라인쇼핑몰로 출범한 인터파크는 이후 1999년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로는 첫 번째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이커머스 1세대 대표주자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커머스 업체가 속속들이 등장하자 인터파크는 차별화 전략으로 투어와 공연산업에 비중을 쏟으며 입지를 다졌다. 쿠팡이나 위메프 등 업계가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인터파크는 매출 509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8% 오른 163억원을 달성하며 순항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코로나로 상황이 180도 달라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들은 부랴부랴 30% 수준의 커머스 취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늦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이커머스 내 식품과 생활용품 수요가 늘어났지만, 인터파크는 식품 배송 인프라 수준이 부족한데다 투자도 미미하다. 일례로 신선직품 자체 배송 시스템이 부족한 11번가는 GS더프레시나 이마트몰 등과 협업, 옥션도 홈플러스와 협업해 보완하고 당일 식품배송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인터파크는 다소 뒤떨어졌다.

아직까지 하반기 실적 반등 가능 여부도 미지수다.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그동안 운영이 중단돼왔던 국립중앙극장, 예술의전당, 정동극장 등 공연소 8개소에 수용인원 50% 제한을 두는 조건으로 공연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다만 아직까지 야구나 축구 등 스포츠 경기 등과 같은 경기는 관중 입장이 불가해 업황 회복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비춰진다.

지난 2분기 코로나 여파로 텅 빈 인천공항 / 연합뉴스

코로나발 입국 제한으로 여행 산업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에 일부 노선에 한해 운영이 재개되고는 있다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아직까지 한국인 입국금지 및 제한국가도 여전히 약 170여 국에 달해 하반기에도 여행업계는 적자가 예고돼있다.

인터파크는 지주사 인터파크 홀딩스와의 합병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터파크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로 인터파크와 아이마켓코리아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두 사는 지난 16일 흡수합병됐다. 이들의 합병은 지배구조를 단순화 해 급변하는 이커머스 환경에 맞는 신속한 의사결정 실행력을 보일 수 있다.

합병을 통한 주식 확대로 투자 활성화 역시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이들의 합병결의 소식이 들리자 인터파크홀딩스와 인터파크 주가는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는 주주들이 몰리면서 각각 30% 상한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인터파크는 쿠팡이나 마켓컬리, 티몬 등 국내 굴지의 이커머스 업체 중 몇 없는 상장사다. 그동안은 상장사 임에도 유통되는 주식이 적었지만, 합병으로 이를 늘리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아 기업평판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투어와 공연부분 수익성 악화로 위기경영에 준하는 상황이다"라면서 "쇼핑부분에 물류 등 공격적이고 드라마틱한 투자를 하기 보다는 오픈마켓 본연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서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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