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용어 연구·표준화…남북 전통의학 전문가 공동연구방안 모색
학술분야 넘어 다각적 교류·협력 확산 제안
한의협, 23일 이재정·고영인 의원 공동 주최 ‘남북 전통의학 비교 용어집 편찬 방향' 토론회
대한한의사협회는 한국한의학연구원과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이재정, 고영인 국회의원 주최로 ‘남북 전통의학 비교 용어집 편찬 방법과 방향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승훈 기자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남북 전통의학 용어집 편찬을 계기로 한의학과 고려의학의 연구 확대를 추진하고, 한약과 관련 산업 분야의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방안을 모색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한국한의학연구원과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이재정, 고영인 국회의원(이상 더불어 민주당) 주최로 ‘남북 전통의학 비교 용어집 편찬 방법과 방향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민족의학인 한의학과 고려의학을 통해 경색된 남북한 관계를 시원하게 풀어낼 수 있는 소중한 실마리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남북 교류와 평화라는 시대적·역사적 소명에 발맞춰 지금까지 진행해 온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더욱 발전시켜 남북의 번영과 공생 그리고 통일에 일조할 수 있도록 가일층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영인 의원은 “남북전통의학의 비교용어집 편찬 방법과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오늘 이 자리는 통일의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떠나 한민족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법에 대해 같은 말,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진정한 인도주의적 남북교류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문석 한의협 부회장이 ‘남북 전통의학 비교 용어집 사업의 의의’를 주제로 지금까지 북한과 함께 진행했던 ‘겨레말 큰 사전’과 ‘남북 의학용어 사전’ 편찬 사업 현황 등을 소개했다.

또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사전 발간과 관련해 △전통의학 지식공유 및 용어 DB화 △남북 전통의학 비교 용어집 편찬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안 마련 △전통의학 용어 표준사전 편찬 및 출간(표준 용어 교과서 및 교육과정 개발, 웹 기반 남북 용어 제공 프로그램 개발)의 4단계를 제시했다.

특히 최 부회장은 “한의학과 고려의학의 용어 연구와 표준화 사업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남과북의 연구자 네트워크와 학술교류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남북 전통의학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를 실시함으로써 한자문화권과 동북아 국가들 간의 전통의학 주도권을 선점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김동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비교용어집 편찬을 위한 남북 전통의학 협력체계 구축방안’을 주제로 한의계 남북교류협력사업 경과를 설명했다. 또 현재 경색되어 있는 남북관계가 개선되었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업을 준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선임연구원은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화 기반 구축 사업을 기반으로 △한반도 한약(약초) 자원 공동 발굴과 개발사업 △한약제제 공장 건립 △남북 공동 전통약재 및 전통의료기술 개발 사업 추진을 제안했다.

그는 이와 함께 “남북 전통의학 교류와 협력사업을 총괄하고 선도할 ‘남북 전통의학 협력지원 센터’를 설립 하자”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원은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북한의 고려의학과학원 내에 설립을 목표로 하는 ‘남북 전통의학 협력지원 센터’는 향후 활동이 활발해지면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로 협력과 공동연구 영역을 넓혀나가고, 통일 이후에는 국가 보건의료향상을 위한 전통의학 서비스 및 정책개발 연구에 매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우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교수는 ‘남북 과학기술 전문용어 비교 가이드라인’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한 상호 특정 용어에 대응하는 용어들이 여러 가지 있음을 지적했다.

이성우 교수는 “용어집 정리에 있어 단어의 형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형태적 관점과 개념 체계를 고려한 개념적 관점의 비교 방법을 적절히 활용해야 함”을 설명했다.

도원영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는 남북전문용어집 편찬에 있는 향후 전문용어 통일과 표준화로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DB 구축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도원영 교수는 “자료분석과 용어추출, 항목별 입력 등으로 완성된 DB를 바탕으로 전문가 감수를 거쳐 용어집을 편집·제작하되, 편찬자간 균질한 집필 수준을 유지할 때까지 지속적인 피드백과 수정 요청사항에 대한 기록과 편찬, 이력관리를 할 수 있는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샘플 사전 제작, 평가 후 편찬 지침의 대원칙 확정, 관련 근거 기록 △편찬자 간 균질한 집필 수준을 유지 할 때까지 지속적인 피드백 △전공과 성향에 맞는 작업 배분, 부류별 담당제 실시 △작업자 간 소통 창구 마련, 수정 요청 사항에 대한 기록, 편찬 이력 관리 △신입 연구원 훈련을 위한 매뉴얼 마련 등을 제안했다.

한편 권영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에는 남북 전통의학 비교 용어집 편찬 사업의 당위성과 이를 통한 남북 교류협력 확대 및 한의계의 참여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됐다. 이날 토론자로는 최선미 한국한의학연구원 부원장, 서병관 대한한의학회 이사, 정창현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오진희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 오미희 통일부 사회문화교류정책과장이 참석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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