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농햡은행장. 연합뉴스

[한스경제=송진현] 농협은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도 ‘농민’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농업협동조합법에 근거해 설립되었고, 이 법에 따르면 농업인과 조합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농협은행의 주임무다. 물론 은행법에 따른 일반 여수신 업무도 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국민들은 농협은행과 농민을 밀접한 관계로 보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낮게 평가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4차 산업시대에 걸맞는 디지털 선도은행으로서 단연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앞서 디지털화를 구현하고 있는 중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있다. 손 행장은 이달 초 삼성SDS 상무출신인 이상래씨를 디지털금융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은행권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깜짝 인사’였다. 전통적으로 농협은행은 보수색채가 강해 핵심 임원에 외부인사를 영입한 사례도 거의 없었다.

농협금융지주가 지난 3월 손병환 행장체제를 출범시킨 것이 농협은행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손 행장은 농협은행에서 스마트금융부장을 역임하는 동안 디지털화에 상당한 성괴를 내는 등 디지털 선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행장에 취임한 뒤 농협은행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접촉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면서 손 행장의 과감하고 파격적인 디지털화는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던 그를 행장으로 선임한 것이 어쩌면 '신의 한수'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손 행장은 취임 후 디지털화를 진두지휘하며 성과도 도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농협생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도 ‘마이데이커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을 따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스스로의 정보를 컨트롤하먄서 자산관리 등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뿐만 아니다. 손 행장은 금융 응용프로그램인 인터페이스(API)의 개방화 범위를 넓혀 지난 4년간 5조원 규모의 API 기반 거래금액을 향후 3년간 20조원대로 늘린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손 행장은 지난 2015년 스마트금융부장 재직시 은행권 중 가장 먼저 오픈 API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실무작업을 주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선진국 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CEO의 리더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 농민 중심의 은행에서 이제 국내 은행산업의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는 손병환 행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금융권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가는 손병환 행장이 장차 농협은행의 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진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