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유업계, 전기자전거 충전소·드론 배송·편의점 등 주유소 플랫폼 활용 나서
SK행복충전 논현충전소 전경. /SK가스 제공

[한스경제=고혜진 기자] 주유소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주유와 세차에만 머물렀던 전통적인 정유사업에서 최근 비정유 부문의 신사업으로 활로를 키워나가는 중이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주유소가 전기 충전소, 배송 거점 기반부터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통합 차량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앱인 ‘머핀’을 도입해 전국 주유소 200여곳에서 6월 중순부터 운영중이다. 머핀은 고객이 주유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머핀 앱에 차량번호와 유종, 주유량, 금액 등 결제수단을 등록하고, 주유소에서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주유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그간 SK에너지는 조경목 사장이 추진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중심으로 딥체인지 경영을 진행해 왔다. 앞서 개인 간 택배 서비스 ‘홈픽’을 도입하며 주유소를 플랫폼 사업자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전기자전거 충전소 인프라 확보를 택했다.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 자전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21일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다음달부터 주유소 유휴공간에 전기자전거 ‘카카오 T 바이크’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한 후 운영하기로 했다.

이같은 GS칼텍스의 행보는 주유소 네트워크를 모빌리티 거점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GS칼텍스는 GS리테일과 주유소에서 드론으로 GS25 편의점 상품을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서 5월에도 휘발유와 전기, 수소 등을 공급하는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설치해 주유소 거점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울 강동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조형도. /GS칼텍스 제공

여기에 의미있는 복합 주유소로 자리잡은 경우도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구로셀프주유소에는 ‘여성안심택배함’이 설치돼 있다. 주유소 유휴공간에 ‘셀프 스토리지’도 구비돼 고객의 개인창고로 사용이 가능하다. 주유소를 거점으로 대여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에쓰오일은 국내 최초 무인 편의점을 열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하이웨이 주유소는 미래형 무인 편의점이라고 불린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전자가격태그(ESL)와 고화질 폐회로텔레비전(CCTV)·복합 듀얼 포스(POS) 시스템 등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한 쇼핑 환경을 제공했다.

이외에도 SK가스가 복합문화공간 ‘에코스테이션’ 1호점을 오픈했다. SK행복충전 논현충전소의 기존 LPG충전에 수소 충전 기능을 더하고 프리미엄 셀프세차장과 첨단 무인 편의점 등 복합시설을 확충했다. 편의점 2층에는 카페와 테라스 공간을 마련했고 향후 디제잉 파티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는 전국 주요 거점에 자리잡고 있어 다른 서비스와 접목이 쉽게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정유업계는 주유소를 기반으로 고객 생활에 편리한 오픈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동차 정비와 보험, 주차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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