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투자업계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 강화, 불완전판매 방지" 다짐...금감원 "펀드자산 회수"
금융투자업계가 연달아 터진 사모펀드 관련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연달아 터진 사모펀드 관련 사고에 대한 사과와 함께 향후 유사 사건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자산운용사 의장단을 비롯 다수의 운용사, 펀드판매사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업계 차원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나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모펀드에 신뢰를 가지고 투자해 주신 투자자와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되돌아보고, 사모펀드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아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본래 사모펀드는 벤처 및 혁신기업에 대한 건전한 모험자본 공급자로서의 역할과 함께 투자자에 대한 기업이익 공유, 금융산업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순기능을 지니고 있다.

나 회장을 필두로 펀드업계는 사모펀드 관련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당국 제도 개선 등에 적극 협조하고, 자기혁신과 자정노력 지속 등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이미 100개사에 달하는 금융사가 이날 입장 표명에 동참 의사를 표명했으며, 추가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금융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나 회장은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준법경영 원칙을 확립해 나가겠다"며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거두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작년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에 이어 올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 사모펀드를 둘러싼 크고 작은 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당초 약속과는 달리 펀드를 자의적으로 운용하고, 내부 구성원의 사익편취 등에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수의 관계자들이 검찰에 의해 구속된 상태다. 그러나 이로 인한 펀드 자산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부담으로 남겨졌다. 이에 운용사에 대한 소송은 물론 일부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금융감독원의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중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당초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펀드 자산을 투자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펀드 자금을 횡령해 개인 명의로 주식 등에 투자했으며, 펀드에도 다수의 위험자산을 편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펀드 돌려막기 등에 자금을 유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당초 펀드 투자제안서와는 달리 공공기관의 매출 채권에 대한 투자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46개 펀드가 편입한 자산은 모두 5235억원이며 이 중 24개 펀드, 2401억원에 대한 환매가 지연되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22개 펀드도 환매가 연기된 펀드와 같거나 유사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어, 만기 도래시 환매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란 점이다. 

현재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는 계좌 수 기준으로 총 1166명이다. 개인 투자자가 982명(2404억원), 법인 투자자가 184명(2747억원)이다. 

금감원은 앞서 옵티머스 펀드의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과 수탁회사인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했으며,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잔여 펀드자산 회수와 함께 분쟁조정 등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NH투자증권은 정기 이사회를 통해 옵티머스 사모펀드 가입고객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을 위한 선지원 안건 결정을 보류키로 결정했다.

NH투자증권 측은 "이사회에서 장기적인 경영관점에서 좀 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해 보류한 것"이라며 "조만간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옵티머스 펀드 투자 고객들에게 투자원금의 70%를 일괄 선지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잔여 30% 투자금에 대해서도 펀드 자산 실사 결과 등을 고려해 오는 9월 30일까지 지급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가운데)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사모펀드 관련 사고에 대한 사과와 함께 향후 유사 사건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금융투자협회 제공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