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연기됐다. 공연을 이틀 앞두고 결정된 사항이다.

콘서트 제작사 쇼플레이는 22일 "오는 24~26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스터트롯' 공연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송파구청이 21일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낸 데 따른 조치다. 쇼플레이는 21일 오후 올림픽공원으로부터 시설 중단명령을 받았다. 이로 인해 현재 공연장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으로 24일, 25일, 26일 공연을 잠정 연기한다고 알리며 27일까지 서울 공연 진행 여부에 대해 최종 정리해 공식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쇼플레이는 "정말 당혹스럽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좌석 간 거리 두기, 체온 측정, 문진표 작성, 마스크 착용 등 정부에서 권고하는 방역 지침을 기본적으로 지키며 관할구청 및 공연장에서 추가로 요청하는 방역수칙을 보완하고 관계기관 등에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문의하며 공연을 준비해오고 있었다. 총 방역비용으로만 10억이 넘는 금액을 투입하면서 공연을 안전하게 진행하고자 노력하였으나 공연 3일 전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행정기관의 통보에 무대, 음향, 조명을 비롯한 공연장비들과 3주간 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물품들, 방역장비 등을 모두 공연장 안에 둔 상태로 사유재산에 대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영세한 공연기획사가 감당해야 할 공연 제작비용 수십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은 물론이고 공연을 기다려온 팬들의 사회적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논의하지 않은 채 공연 3일 전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처사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지난 4월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5월 말로 연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자 5월 말에서 6월 말로, 6월 말에서 이달 24일로 연기했다. 그러면서 제작사는 코로나19 사태에 '좌석 간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고 수용인원인 1만 5천석 중 5천 2백석만 사용해 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그동안 '미스터트롯' 콘서트를 기다려 준 관객들을 위해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이에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나 공연 2일 전 불가피한 연기 소식을 전하게 되면서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총 4회 연기 소식을 전하게 됐다.

이에 나머지 '미스터트롯' 콘서트 일정이 그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첫 주 공연만을 연기한 상태이지만 송파구청의 집합금지 명령에 따르면 이후 예정된 공연 역시 연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콘서트는 취소시키더니 뮤지컬 보러 갔다"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 기념 촬영을 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는데 글쓴이는 맨 뒷줄에 선 한 남성이 박성수 구청장이라고 주장했다.

23일 송파구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사흘에 걸쳐 구청 직원과 민간 사회복지사 등 5백여 명을 유명 뮤지컬에 초대했다. 21일과 22일 이미 각각 150여 명씩 관람을 마쳤고 이날도 150여 명이 공연을 볼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첫날 뮤지컬 관람에 동행했다. 

해당 뮤지컬이 진행된 곳은 1천2백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이다. 구청 관계자들이 공연을 볼 당시 그 안에는 일반인 관람객 5백여 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간 운영되는 곳이라 '좌석 간 거리두기' 의무가 없고 이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한 네티즌은 "수십억 원을 들여 방역하는 콘서트는 안 되고 거리두기도 제대로 안 하는 뮤지컬 단체 관람은 된다는 것이냐"며 "탁상행정이 이래서 무섭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고생하는 민간사회복지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며 공연 입장 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문진표 작성, 발열 체크 등을 마쳤고 공연 도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쇼플레이, 온라인 커뮤니티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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