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KPGA 회장. /K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구자철(65) 예스코홀딩스 회장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에 당선된 지난해 11월 골프계 일각에선 기대감이 흘러 나왔다. 기업인이 KPGA 회장에 당선된 것은 박삼구(75)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물러난 2011년 이후 9년 만이기 때문이다.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인 구자철 회장은 경기고와 한국외대 영어과를 나와 럭키금성상사 금융부장과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서울, 경기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예스코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골프광’이다. 최근 본지와 단독인터뷰에서 “골프를 정말 좋아한다. 1984년 당시 럭키금성상사 주재원으로 미국에 있을 때 처음 시작했다”며 37년 차 구력을 자랑했다. 최저 타수와 관련해선 “69타이고 5차례 정도 기록했다. 홀인원도 4차례나 해 봤다”고 답했다. 당구도 그가 좋아하는 취미다. “300점 정도 나온다. 과거엔 집 근처 당구장 열쇠를 가지고 다닐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KPGA 코리안 투어는 최근 수년 간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2008년 20개였던 대회는 2019년 15개로 줄었다. 구자철 회장은 “국내 남자골프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한국프로골프의 발전을 위해 고민을 거듭하다가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투어 중흥을 위해 노력해보자는 마음으로 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협회 직원들과 여러 방면으로 소통하고 있다. “KPGA의 재건을 위해선 협회 직원들의 임무 수행도 굉장히 중요한데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유선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자주 얘기하고 있다. 도전하고 변화하는 KPGA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후보 등록 당시 구자철 회장은 임기가 끝나는 2023년 KPGA 대회 개최 수를 25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세계 7대 투어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힘주었다. 그는 “올해는 힘들지만 내년에 대회 개최를 약속 받은 기업도 있다”며 “물론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가 될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 기존 기업들이 위축될 것이고, 골프 대회 개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대회가 없거나, 투어 인기가 없다고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감을 갖고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젊고 재능 있는 선수나 노련한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투어는 신구 조화를 이루고 경쟁 구도도 형성하고 있다. 개성 있고 특색 있는 대회가 많이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선수들도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집중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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