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성용이 냉정히 짚은 FC서울 현재
22일 FC서울 입단 기자회견 당시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서울이란 도시를 대표로 하는 구단이기에 K리그에서 모범이 돼야 하고, K리그를 이끌어줄 구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11년 만에 K리그1(1부) FC서울로 돌아온 기성용(31)이 22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프로 데뷔 기회를 주고 유럽 진출 물꼬를 열어준 친정팀의 현재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12라운드까지 치른 2020 하나원큐 K리그1에서 FC서울(승점 10)은 11위에 처져 있다. 강등권인 1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4)와 차이는 6에 불과하다. 자신이 몸담은 시절 우승을 목표로 하던 명문 구단 위상이 올 시즌엔 종적을 감췄다. 기성용에게 FC서울의 현재는 유럽에서 보면 희극이지만, 팀원으로 가까이서 보니 비극이다.

기성용은 FC서울이 한국 최대 도시를 연고로 하고 화려한 과거가 있는 만큼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가 있을 때 FC서울이란 팀은 스타 플레이어가 많고 항상 우승 경쟁을 하는 팀이었다. 팀에 들어가서 경기를 해 보면 느끼겠지만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저뿐만 아니라 FC서울을 응원하는 팬들도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더 넓게 나아가서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팬들도 서울이 우승 경쟁을 해주면 하는 바람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1년간 떠나 있던 친정팀이 올해 강등권에서 허덕이는 것은 그에게 분명 어색한 그림이다.

22일 FC서울 입단 기자회견 당시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선수 영입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중앙 수비수 윤영선(32)을 임대로 데려왔다. 여기에 기성용의 합류는 ‘화룡점정’이다. 기성용이 가세한 중원의 무게감이 훨씬 커졌다. 기성용은 K리그1 이적시장 통틀어 최대 영입이다. 하지만 프로축구를 뒤흔든 영입전 주인공은 섣부른 예상을 기피했다. 기성용은 “제가 왔다고 해서 이 팀이 바로 바뀐다고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건넸다. “제가 선수들과 호흡하면 팀도 분명히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팀에서도 어떻게 방향을 잡아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느끼는 게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후반기 그리고 내년부터는 구단에서도 팀을 재정비하고 팀을 다시 올바른, 경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생활하며 본 K리그는 기성용에게 큰 자극이 됐다. 그는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는 워낙 좋은 선수가 많다. 한 단계 다른 차원의 플레이를 한다. 포항 스틸러스나 강원FC, 상주 상무도 마찬가지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선수들의 플레이가 유기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구인 이청용(32)이 소속된 울산 경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청용이가 입단한 울산 경기를 보면 정말 선수들이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경기력적인 부분에서는 선두권 팀들이 좋은 경기를 하는 건 맞다”고 털어놨다.

서울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원정을 떠나 리그 2위 전북과 1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K리그1 대표 라이벌전 중 하나인 ‘전설 매치’로 펼쳐진다. 기성용의 그라운드 복귀가 이곳에서 이뤄진다면 금상첨화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기성용은 “지금은 밖에 나가서 뛰고 있다. 경기를 언제 나갈지는 팀 훈련에 합류해 봐야 안다. 8월로 생각한다”며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경기장 안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경기를 뛴 지가 조금 됐다. 경기 감각이나 체력을 끌어 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많으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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