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성남FC-강원FC 선발 라인업 전원 국내선수로 구성 ‘진풍경’
성남FC(검은 유니폼)와 강원FC의 K리그1 13라운드 맞대결이 2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성남FC와 강원FC 두 시ㆍ도민구단의 2020 하나원큐 K리그1 13라운드 맞대결이 벌어진 25일 탄천종합운동장. K리그 선수 추가 등록이 마무리된 뒤 첫 경기가 이곳에서 펼쳐졌다. 기자는 양팀 선발 라인업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22명 전원이 한국 선수로 구성된 것이다. 심지어 강원 후보 명단에는 유일한 외국인 선수 나카자토 다카히로(30ㆍ일본)도 없었다. 성남 벤치에서 시작한 공격수 토미슬라프 키시(26ㆍ크로아티아)와 수비수 잠시드 이스칸데로프(27ㆍ우즈베키스탄)만이 이날 전체 명단에 올라온 유이한 외국인 선수였다.

외인이 양팀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한 것은 팀의 전략적 또는 현실적인 선택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구단 씀씀이가 줄고 수준급 외인 수급이 예년보다 어려워진 점도 한몫했다. 여름 이적시장은 각 팀의 문제로 지적된 포지션을 보강할 기회다. 이 기간에 합류하는 선수는 즉시 전력감이다. 외인이라면 임무가 더욱 막중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외인 영입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22일 마감한 2020시즌 K리그1, K리그2(2부) 여름 이적시장에서 1ㆍ2부 통틀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외인은 7명에 불과하다. 1부로 좁히면 전북 현대 모 바로우(27ㆍ스웨덴)와 구스타보(26ㆍ브라질), 인천 유나이티드 구스타보(23ㆍ브라질) 3명뿐이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자는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므로 외인을 영입하는 K리그 구단들은 메디컬테스트부터 입단 계약까지 오랜 공을 들여야 했다. 코로나19가 바꾼 현실이다.

팀 전력 절반을 차지하는 외인 농사가 어려워지면서 각 구단은 해외파 한국인 영입으로 눈을 돌렸다. 자가격리만 마친다면 귀국에 전혀 문제가 없고 해외에서 뛰었기에 기량면에서도 이미 검증을 마쳤기 때문이다. 일본 J리그1 FC도쿄에서 성남으로 임대 이적한 나상호(24)가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나상호는 성남 합류 뒤 사실상 매 경기 선발 출전하며 벌써 핵심 자원으로 떠올랐다. 이날 강원과 홈경기에도 어김없이 선발로 나와 팀 공격을 이끌었다. 현장을 찾은 파울루 벤투(51ㆍ포르투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학범(61)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앞에서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날 경기엔 나오지 못했지만 강원도 호주 A리그 퍼스 글로리 FC에서 활약한 김수범(30)을 추가 등록 기간에 영입했다. 국가대표 골키퍼 구성윤(25)도 J리그1 콘사도레 삿포로에서 대구FC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시장 마감 직전엔 FC서울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요르카와 계약을 마친 전 국가대표팀 주장 기성용(31)을 11년 만에 다시 품었다. 

한편 이날 성남과 강원의 맞대결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성남과 강원은 각각 교체카드 3장, 2장을 썼다. 이스칸데로프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되지 않았다면 이날 경기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국내 선수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른바 '쇄국축구'로 마무리될 뻔했다. 경기 뒤 김병수(48) 강원 감독은 “승점을 따고 결과를 내기 위해 22세 의무 출전 카드도 쓰지 않았다. 승점 1을 얻은 것으로 만족한다”며 “보완할 점에 더 집중하겠다. 우리가 슈팅 타이밍을 빨리 가져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일 대 일 상황에서 좀 더 강하게 싸웠으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홈팀 수장 김남일(43) 성남 감독은 “승리하려 했지만 골이 터지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 전반전부터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잘 안 되고 흐름이 많이 끊겼다. 실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털어놨다. 전방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끝내 득점하지 못한 나상호에 대해선 “상호가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상호에게 기대를 하고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길 바란다. 저도 기다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천종합운동장=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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