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기·수소차 비중 확대하고, 하반기 유럽 등 시장 공략
품질경영 위해 제네시스 GV80 디젤 문제 해결 집중... 브랜드 전시관 용인수지에 오픈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현대자동차 제공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발표된 현대·기아자동차의 2분기 실적이 반토막으로 떨어지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친환경 전략차종인 수소전기차 판매 확대와 함께 품질논란이 불거진 제네시스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2분기 매출액 21조8600억원, 영업이익 5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9%, 영업이익은 52.3% 감소한 수치다.

기아자동차 역시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1조3688억원, 영업이익 14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1%, 영업이익은 무려 72.8% 급감했다.

현대·기아차가 모두 영업이익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실적 개선을 위한 대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자동차 판매 감소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실적 악화를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은 시장 회복을 기대해야만 한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해 2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3% 감소한 70만3976대로 집계됐다. 기아차도 올해 2분기 27.8% 감소한 51만6050대를 판매했다.

완성차 업계는 올해 2분기 자동차 판매가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는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에 고수익 신 차종 및 SUV 등의 판매 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신형 투싼, G70 개조차, GV70 등 신차를 출시하고,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K5를 출시해 신차효과를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삼성·SK·LG 등 배터리 3사를 만나 미래차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에 나선 만큼 전기·수소차를 비중을 확대하고, 유럽과 중국 등에서 시장 성장의 모멘텀을 다시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유럽과 같은 경우 전기차(BEV)를 중심으로 구매 보조금을 집중 지원하고 있어 올해에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미래차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전기차 중심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품질경영에도 박차... 제네시스 쇄신 통해 브랜드 강화

문제는 현대·기아차가 하반기 신차를 출시하고 시장 회복에 나선다고 했지만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량에서 품질 논란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어 이런 이미지 개선이 선행되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제네시스 GV80 디젤 모델의 경우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제네시스 GV80 디젤 모델의 경우 출시 한 달도 안된 차량에서 엔진 떨림 현상이 발생했는데,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엔진 내부에 카본 찌꺼기가 쌓이며 진동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네시스 GV80의 출고를 중단한 한 바 있다.

이에 현대차는 논란이 된 품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품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먼저 새롭게 출시하는 차량의 일반도로 테스트를 한 달간 진행하고, 운행 횟수와 시험 차량을 대폭 늘려 시험하기로 했다.

신차 출시 일정이 다소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현대차는 신차 출시 전략을 변경하고 품질에 문제가 없도록 재차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네시스 사업부장도 전격 교체했다. 이용우 브랜드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이노션으로 발령했다. 품질논란에 대한 경질성격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브랜드 재정비를 위해서는 제네시스는 고객접점 확대와 수도권 남부지역의 고객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거점 '제네시스 수지'를 오픈했다. 지난 2018년 오픈한 제네시스 강남에 이어 두번째 독립형 전용 전시관으로 구매상담을 비롯해 전차종을 직접 보고 시승할 수 있다.

지상 5층, 연면적 4991㎡(약 1510평) 규모의 제네시스 수지에는 총 40대의 제네시스가 고객들을 기다린다. 방문하는 순간부터 전문 큐레이터가 고객과 동행해 차량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물론 시승 체험까지 지원한다.

여기에 현대차는 차량 품질 개선을 위해 사내 분위기도 다잡고 있다. 최근 울산공장에서 정해진 근무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미리 작업장을 벗어나 공장 출입구에서 대기하다 퇴근하는 이른바 ‘조기퇴근’ 관행에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생산 품질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전기차 배터리 협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황 속에서 내부적으로는 실적 개선과 품질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해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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