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연예인을 향한 거짓 폭로와 루머 생성으로 연예계가 고통받고 있다.
최근 연예계를 둘러싼 소문이 온라인 커뮤니티 속 익명성에 기대 사실인 것처럼 루머 생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당 루머들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지만 논란이 제기되는 것만으로 연예인들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여러 네티즌들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루머 생성을 이어가고 있다.

■ 근거 없는 학폭 제기

최근 연예계에서는 과거 학교 폭력과 왕따 논란을 둘러싼 폭로가 이어졌다. 과거 연예인이 학창 시절에 누군가를 괴롭혔다는 주장부터 데뷔 후 팀 내에서 특정 멤버를 괴롭히거나 따돌림을 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사실인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근거 없는 소문이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룹 에이프릴 이나은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이 학창 시절 이나은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나은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확실한 건 정말 그때 일로 TV 틀다가 이나은 나오면 우리 집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너는 잊었을지 몰라도 나는 이 일을 너무 자세히 기억한다는 점 정도"라며 "네가 돼지 같다고 그만 좀 먹으라고 했던 말도 너는 뭐 장난이었겠지. 네가 했던 얼평 몸평 난 하나도 안 잊었어"라고 폭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에이프릴 소속사 DSP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사는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을 인지한 시점부터 아티스트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을 통해 면밀한 확인 과정을 거쳤으며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번 건과 관련해 당사는 글 게재 시점 이후부터 모든 자료를 수집해 왔으며 금일 법무법인을 선임해 강경하게 법적 대응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나은의 학폭을 제기했던 글쓴이는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나은 초등학교 동창글 작성 글쓴이입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글쓴이는 "에이프릴 나은과 관련해 초등학교 학교폭력과 관련한 모든 내용은 거짓이며 본인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이와 같은 루머글 작성으로 피해를 입은 에이프릴 나은을 포함해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시 한번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NCT 태용과 SF9 다원도 학교 폭력 루머에 시달린 바 있다. 익명으로 학폭을 제기한 이들은 졸업앨범이나 SNS 메시지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루머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증거로 제시한 SNS 메시지는 편집된 내용이었고 동창인 것은 맞았지만 학교 폭력은 일방적인 주장이었다.

■ 아니 땐 굴뚝에 연기

그런가 하면 전혀 관련이 없는 사실이 억측을 통해 사실인 것처럼 퍼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지난 2016년 방송된 E채널 '용감한 기자들'에서 한 걸그룹 멤버가 흡연과 욕설을 했다는 내용이 회자됐다. 방송에서 한 패널은 "걸그룹 멤버 A양이 광고 촬영을 위해 태국을 갔을 때 호텔 객실에서 흡연하는 바람에 화재 경보가 울렸고 투숙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A양은 금연방인지 몰랐다고 소리쳐 호텔 측이 화가 나 A양을 경찰에 넘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이 '태국 호텔 담배 소동' 루머의 주인공이 AOA 설현이라는 내용이 퍼졌다. 해당 루머가 설현이라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한 번 제기된 주장은 일파만파 퍼졌고 사실인 것처럼 회자됐다. 이로 인해 설현 측은 "온라인상에 근거 없는 루머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위한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또한 에이핑크 오하영, 트와이스 지효, 미나, 구구단 세정, 나영, 김새론 등이 속한 여자 축구 동아리 FC루머도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렸다. FC루머는 축구를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함께 운동하기 위해 만든 소모임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들이 남자 축구 동아리와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모인 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세정과 오하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저 축구를 좋아해서 만든 모임일 뿐 남자 축구팀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루머를 일축했다. 하지만 소문은 계속 퍼져 나갔고 결국 인신공격과 성희롱으로 번졌다. 결국 오하영의 소속사 플레이엠 엔터테인먼트는 "도를 넘는 다수의 악성 게시물을 발견했다"며 "팬분들의 제보 및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였으며 아티스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실추 시키는 악성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과 자료 수집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여러 연예인들을 상대로 근거 없는 루머 생성이 계속되고 있다. 루머가 생성된 후 근거 없는 억측일 경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기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연예인들은 이미지 손상을 입는다. 대중에게 자극적인 소문은 기억에 강하게 자리 잡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사실 확인은 금세 잊혀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결국 연예인과 팬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소문의 진실 여부 보다는 가십거리로 치부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해당 연예인의 심리적인 고통도 상당하다"며 "그저 하나의 댓글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는 평생 잊지 못할 고통을 남길 수도 있다. 누군가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OSEN, 온라인 커뮤니티, 김세정 SNS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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