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구단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8)이 ‘완전체’로 진화하고 있다. 득점과 도움, 수비까지 이제는 못하는 게 없을 정도다.

손흥민은 27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EPL 최종 38라운드 승부(1-1 무)를 끝으로 2019-2020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는 한 시즌 정규리그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21개ㆍ11골 10도움)와 공식 경기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30개ㆍ18골 12도움) 기록을 세웠다. EPL에서 한 시즌 ‘10(골)-10(도움)’을 올린 건 아시아 선수로는 그가 처음이다.

◆원더골에 기록 잔치까지

한준희(50) KBS 축구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활약을 칭찬했다. 한준희 위원은 이날 본지에 “부상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새롭게 선임된 조제 무리뉴(57) 토트넘 감독이 요구하는 수비에서도 매우 이타적인 팀플레이를 했다. 특히 도움은 어느 시즌보다 많이 기록했다. 훌륭하고 다재다능한 선수로서의 면모를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도움 6개씩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엔 거의 배가 증가했다.

한국 축구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멀티 골을 뽑아 개인 통산 123호골을 작성했다. 차범근(67) 전 수원 삼성 감독의 유럽 통산 121골을 뛰어넘으며 한국인 유럽 축구 최다 득점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 2월 애스턴 빌라전에선 EPL 통산 50, 51호골을 성공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50호골을 돌파하는 기록도 달성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과정에서 ‘원더골’도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번리전에선 무려 70m를 질주한 후 득점해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현지 공영방송 BBC의 축구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MOTD)'는 27일 올 시즌을 결산하면서 손흥민의 번리전 골을 최고의 골로 선정했다. 이 외에도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올해의 골', 주니어 회원이 뽑은 ‘올해의 선수', 공식 서포터 클럽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를 모두 차지했다.

◆부상도,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활약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낸 값진 성과였다. 올 시즌 EPL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3월에 중단돼 지난달 재개됐다. 2월 애스턴 빌라전에서 오른팔 골절상을 입었던 손흥민은 리그가 중단된 사이 치료와 재활을 받으며 몸 상태를 회복했고, 병역특례에 따른 기초군사훈련도 소화했다.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그는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에서 훈련생 157명 중 1위라는 훌륭한 수료 성적으로 ‘필승상’까지 거머쥐었다.

장지현(47) SPOTV 축구 해설위원은 “퇴장도, 부상도 있던 시즌이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30경기에 나섰고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좋은 시즌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한준희 위원 역시 “토트넘은 올 시즌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분명 내려오는 팀의 모습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손흥민은 분명 팀을 굳건하게 떠받친 공격수였다. 현지 팬들도 이에 동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16승 11무 11패 승점 59로 리그 6위인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티켓을 확보하기까지 손흥민이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자신이 ‘월드클래스’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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