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스타보 데뷔전서 헤더골 폭발
전북 현대 브라질 국적 공격수 구스타보.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여름 이적시장 효과를 보는 데 한 경기면 충분했다. 영입생 구스타보(26ㆍ브라질)와 모 바로우(28ㆍ스웨덴)가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구스타보는 K리그1 데뷔골까지 신고하며 파란을 예고했다.

전북이 브라질 1부리그 세리에 A 명문 SC 코린치앙스에서 구스타보를 데려오며 쓴 이적료는 약 3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북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브라질 언론은 구스타보 이적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 정도 금액을 언급했다. 지난겨울부터 유럽 빅리그 여러 구단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구스타보 몸값이 한때 100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유럽행(行)에 난항을 겪으면서 몸값이 낮아졌고 마침내 전북이 대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많은 기대를 받고 한국 땅을 밟은 구스타보는 26일 FC서울과 2020 하나원큐 K리그1 13라운드 홈경기에 후반 시작과 동시 조규성(22)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예열을 마친 구스타보는 후반 18분 이승기(32)가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펄쩍 뛰어올라 이마에 공을 맞혔다. 공이 서울 골대 왼쪽 구석을 가르면서 구스타보의 K리그1 데뷔골이 완성됐다.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8분. 구스타보는 득점을 확인한 뒤 오른손을 알파벳 L 모양으로 접어 이마에 대고 다리를 벌려 한 발씩 뛰는,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속 ‘테이크 더 엘(Take The L)’ 댄스를 선보였다.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달려온 동료 김민혁(28)을 얼싸안고 기쁨을 함께했다. 2주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 훈련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적생의 남다른 적응력이 돋보였다.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속 ‘테이크 더 엘(Take The L)’ 댄스를 선보인 구스타보(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전반 한교원(30)과 이승기의 연속골, 후반 구스타보의 추가골에 힘입어 홈에서 서울을 3-0으로 완파했다. 9승 2무 2패 승점 29가 돼 선두 울산 현대(승점 32)를 3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구스타보와 더불어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윙포워드 바로우도 왼쪽 측면에서 라인을 무너뜨리는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향후 전력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 어렵사리 영입한 두 외국인 선수가 여름 이적시장 마감 뒤 열린 첫 경기부터 활약하면서 전북은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었다. 파격적인 돈을 투자해 데려온 구스타보는 데뷔전에서 마수걸이 골까지 터뜨리며 부응했다. 구스타보가 울산과 양강 구도로 선두 다툼을 벌이는 전북 우승 항해에 중요한 키가 될지 벌써 기대를 모은다.

서울을 꺾고 3경기 무승(2무 1패) 고리를 끊은 전북은 29일 2020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진출을 놓고 K리그1 부산 아이파크와 맞대결한다. 이 경기를 마치고 이틀 만인 다음달 1일엔 포항 스틸러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리그 14라운드를 치른다. 22일 K리그 선수 추가 등록 마감과 함께 FA컵 토너먼트가 재개하면서 일정이 더욱더 빡빡해진 상황. 구스타보와 바로우 영입으로 힘을 얻은 전북이 두 대회 동시 제패에 도전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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