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밀착인터뷰
"야구공 하나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유망주 배출"
8월 1일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스타트
이상근 회장은 '일구일행'을 실천하며 유소년야구의 저변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펼쳐진 크린토피아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경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한 이상근 회장. /횡성베이스볼파크=임민환 기자

"야구공 하나면 날마다 행복할 수 있죠."
 
야구공 하나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을까. 있다. 다음달 1일 서울 장충어린이야구장에서 개막하는 2020 한국컵 전국유소년야구대회를 이끌어 갈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이상근(51) 회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지난달 12일 강원도 횡성에서 열린 제3회 크린토피아 유소년야구대회 현장에서 만난 이상근 회장은 '일구일행(一球日幸)'을 실천한다. 야구공 하나로 매일이 행복한 남자가 바로 그다. 십수 년을 야구, 그것도 유소년야구에 헌신해 온 그의 노력은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전국에서 매년 크고 작은 유소년야구대회가 성황리에 펼쳐지고 있고, 전국 최고 대회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가 8월 1일 개막을 시작으로 벌써 4년째를 맞이한다. 이상근 회장이 소망해 온 유소년야구 저변 확대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 유소년야구의 대부(代父) 이상근 회장이 말하는 행복한 야구에 대해 들어봤다.

이상근 회장이 대회에 출전한 유소년야구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횡성베이스볼파크=임민환 기자

 
◆ 공부하는 야구, 생활 속의 야구, 즐기는 야구
 
먼저 유소년야구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궁금했다. 그는 "어느 날 아들이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성북구유소년야구단에 보냈다. 훈련만 하다 보니 대회를 나가게 하고 싶었는데 나갈 수 없었다"는 말로 입을 뗐다. 이어 "야구단이 한국리틀야구연맹에 가입해야 대회를 나갈 수 있었다. 연맹 가입은 하나의 시, 구 단위에서 한 팀만 할 수 있었다. 다른 팀이 먼저 가입된 상태라 후발 주자는 아예 대회 참여 기회가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다. 그래서 대회를 나가고 싶어하는 팀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2011년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만들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상근 회장이 지향하는 유소년 야구의 목표는 단연 '행복'이다. "공부하는 야구, 생활 속의 야구, 즐기는 야구. 세 가지가 한데 어우러져야 행복한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힌다. 그는 "유소년야구의 저변이 확대되려면 생활 야구가 자리 잡아야 한다. 엘리트 체육을 시작한 선수가 야구 선수로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우선 놀이에 초점을 맞춘 후 아이와 학부모가 야구 선수가 될 것인지 결정하는 게 이상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클럽 팀이 없으면 무조건 야구부에 들어가야 하고 중간에 낙오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 진로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연맹은 학습권을 보장하고 주말과 공휴일, 방학에 하는 야구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근 회장은 성적 위주가 아닌 진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야구를 하는 것이 유소년야구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횡성베이스볼파크=임민환 기자

 
◆ 이상근 회장이 바라는 진짜 '행복 야구'
 
이상근 회장의 이상은 기존 엘리트 체육이 주도하는 질서에 대한 과감한 도전으로도 읽힌다. 기존 세력들의 텃세가 없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색안경을 벗고 클럽 야구를 봐 달라"는 말로 의견을 전했다. 클럽 팀 출신이 기본기가 약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클럽 팀은 주 1~4회로 훈련량이 (엘리트 팀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극복할 수 있다. 오래 할 수 있는 야구를 하면 된다"면서 "중학교 진학을 위해 힘들게 훈련하면 야구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초등학생이 중학교에 가서 엄격한 야구부 분위기에 잘 적응하도록 기본기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돕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이상근 회장은 성적 위주의 시스템보다 자신의 야구 철학인 '행복 야구'가 기본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짚었다. "초등학교 때 개인기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야구를 좋아하고 즐기며 행복해 한다면 중학교에서도 넘지 못할 산은 없다. 중·고교 사춘기에 힘들어서 야구를 관두는 경우도 많다"며 "즐기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야구가 선수 개인은 물론 한국 야구 전반에 걸친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믿음을 역설했다.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가 8월 1일 서울 장충어린이야구장에서 개막한다. /그래픽=이석인 기자

 
◆ 한국컵과 글로벌 스탠다드
 
한국스포츠경제가 주최하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주관하는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는 2017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전국 최대 규모 최고 대회로 한국 야구 유망주들의 꿈의 무대가 된 대회는 올해부터 '한국컵'으로 격상되어 치러진다. 이상근 회장은 '한국컵'을 세계화의 기틀로 삼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한국컵은 전국 유소년야구대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인기 있는 대회다"며 "이 대회가 머지않아 전 세계적인 꿈나무 야구 축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마지막으로 이상근 회장에게 앞으로 꿈을 물었다. 그의 눈높이는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향해 있다. 그는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는 게 목표다. 한국은 유소년야구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저변은 얕다. 현재 미국, 일본 등은 리틀야구가 활성화 돼 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성장해 연맹을 중심으로 세계유소년야구연맹을 만들어 한국이 유소년야구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며 "국제 유소년야구대회에서 '새싹리그'라는 우리 단어를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횡성베이스볼파크=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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