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소재 일부 자체 생산과 외부 조달 병행
[한스경제=고혜진 기자] 최근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소재 기업도 급부상했다. 배터리 시장에서 리튬이차전지를 구성하는 기술력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소재 기업의 강세가 줄곧 이어지고 있다.
28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기차(xEV)용 리튬이차전지 수요가 2017~2025년 중 용량 기준으로 22% 성장하고, 2025~2030년 중 다시 약 2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업계 역시 전기차용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소재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리튬이차전지를 구성하는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으로 나뉜다. 그중 양극재는 이차전지 구성하는 4대 소재 가운데 원가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을 결정짓는 소재로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알루미늄(Al)을 조합해 만들어진다. 양극재 비중이 늘어날수록 전기차 주행 가능 거리가 길어져 미래 배터리 산업에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중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배터리 기업 협업과 자체 생산으로 능력을 키우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1월 LG화학과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광양 공장 2단계 준공으로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을 5000톤에서 3만톤으로 끌어올렸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일 음극재 생산공장도 착공했다. 음극재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배터리를 사용하면 방출해 전기를 발생하는 역할을 한다. 연간 1만6000톤 규모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될 음극재는 60킬로와트시(kWh) 기준 전기차 약 42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배터리 소재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5만9000톤에서 2021년 8만5000톤, 2022년 13만5000톤으로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양극활물질 생산 능력을 목표로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이니켈계 양극재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NCM(니켈·코발트·망간)을 모두 생산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에게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지난 2월 2조7413억원 규모의 하이니켈계 NCM 양극소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삼성SDI와는 같은달 조인트벤처(JV)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에코프로이엠은 양극활물질과 이차전지소재를 만드는 법인이다.
SKC는 동박에 힘을 쏟고 있다. 동박은 구리를 공정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음극재에 쓰인다. SKC의 동박 투자사 SK넥실리스는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동박을 개발했다. 통상 배터리를 반복적으로 충전하면 양극과 음극이 수축과 팽창을 거듭해 모양이 바뀐다. 이를 방지하고자 SK넥실리스는 지난해 10월 가장 얇은 4㎛(1㎛는 100만분의 1m)동박을 1.4m 광폭으로 세계 최장인 30km 길이로 양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고용량 리튬이차전지용 동박으로 2019년 IR52 장영실상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배터리 기업들이 원스톱으로 소재도 만들 수 있지 않냐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양극재를 직접 생산하면서 조달도 병행해 사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의견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구미와 청주에서 양극재 공장 신·증설을 통해 내재화 비중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며 “다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외부 조달 물량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양극재의 경우 일부 자체는 생산하고 있지만 외부 업체에서 구입을 하고 있다”며 “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배터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공급을 맞추기 위해서는 뛰어난 소재 기업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기존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등에 각종 신규 소재들을 첨가해 배터리 특성을 개선시키는 기술적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며 “크게 성장할 첨가제 시장에 주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고혜진 기자 kh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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