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가수들의 신곡 홍보 방식이 새로워졌다. 컴백을 앞둔 가수들은 음반 발매 시기에 맞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곡 홍보에 나선다.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의 인지도를 넓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교양 프로그램, 홈쇼핑, 일기예보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가수들이 등장해 신곡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일정 연령층으로 고정된 시청자와 더불어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에게 신곡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 홈쇼핑으로 이색 홍보

20일 에스에프나인(SF9)은 CJ오쇼핑 '여름 수건이 날 춤추게 해'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SF9은 미니 앨범 8집과 함께 멤버들의 포토카드 등 한정판 굿즈 세트, CJ오쇼핑 리빙브랜드 엣센셜의 블루 색상 타월 5종을 판매하는가 하면 신곡 '여름 향기가 날 춤추게 해'와 히트곡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 타이틀인 '여름 수건이 날 춤추게 해'는 SF9의 신곡 '여름 향기가 날 춤추게 해'를 패러디한 것으로 제품 판매와 신곡 홍보의 1석 2조 효과를 보기 위한 콘셉트였다.

앞서 4일에는 밴드 자우림이 경북 경산의 거봉 포도를 판매하는 CJ오쇼핑 '포도와 음악사이'에 출연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힘을 보태고 새로 발매한 미니앨범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방송의 타이틀인 '포도와 음악사이'는 제철 과일 포도와 함께 자우림의 음악을 감상하며 여름밤을 시원하고 감동적인 시간으로 만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자우림은 방송에서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라는 의미를 가진 자우림의 빛깔과 어울리는 상품인 경북 경산의 포도를 판매하고 3일 발매된 신곡 '홀라(HOLA)'를 비롯해 '하하하쏭' '헤이헤이헤이(Hey Hey Hey)'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의 무대를 라이브로 선보였다.

'포도와 음악사이'는 자우림의 출연으로 매진을 기록했고 자우림은 사연을 남겨 준 고객 중 10명을 추첨해 10집 사인CD를 증정하기도 했다.

홈쇼핑에 출연해 신곡을 홍보하는 가수는 SF9과 자우림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루시드폴은 '귤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제주도에서 직접 농사지은 귤과 앨범을 판매해 완판을 이뤄냈고 2017년과 이듬해에는 슈퍼주니어가 2019년에는 셀럽파이브가 출연해 신곡 홍보와 제품 판매를 함께한 바 있다.

■ 교양 프로그램→기상캐스터

지난해 '아무노래' 챌린지로 화제를 모았던 지코는 1일 발매한 새 미니앨범 '랜덤박스(RANDOM BOX)'의 타이틀곡 '썸머 헤이트(Summer Hate)' 홍보를 위해 같은 날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했다.

이날 지코는 '뉴스투데이'의 기상예보 코너에 출연해 "'썸머 헤이트'가 날씨와 관련된 주제를 담은 곡이라 일기예보를 직접 전달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씨 예보를 전달하고 신곡의 하이라이트 안무를 김가영 기상캐스터와 함께 선보였다.

더불어 트와이스는 지난달 신곡 '모어 앤드 모어(MORE & MORE)' 발매와 더불어 기상캐스터로 변신하는가 하면 첫 공중파 방송으로 KBS1 '6시 내고향'을 선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일 JTBC '아침7'에는 트와이스 멤버 다현이 출연했다. 일일 기상캐스터로 변신해 날씨 예보를 전했다. 다현은 "지금 굉장히 떨린다"라면서도 안정적인 톤과 특유의 밝은 분위기로 날씨를 전했다. 

이후 다현은 컴백을 기념해 인터뷰도 가졌다. 먼저 기상 캐스터로 출연한 것에 대해 "'오늘의 날씨'를 방송으로 보고 들으면서 만약 내가 하면 어떨가 하는 상상을 종종 해봤다"며 "지금까지 많은 생방송을 해봤는데 뉴스는 처음이라 굉장히 떨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오랜만에 아홉 명이 완전체로 팬들 앞에 서게 됐다. 9개월 만의 컴백이라 굉장히 설레고 기대가 크다"고 신곡 발매를 알렸다.

이어 지난달 3일에는 '6시 내고향'에 출연했다. 강원도 양평으로 떠난 트와이스는 모내기에 도전하고 새참을 먹으며 어르신들과 소통했다. 신선하면서도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이었다.

이와 같은 트와이스의 이례적 활동을 두고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트와이스가 9개월 만에 컴백했다. 데뷔 후 가장 긴 공백기를 가졌는데 오래 기다려준 팬분들께 뜻밖의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 색다른 도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 가수들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신곡 홍보를 하는 이유는 신선함과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주 시청 층이 젊은 연령대인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뉴스나 교양 프로그램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 층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인지도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없고 여러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홍보를 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유튜브 같은 자체 콘텐츠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이미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래서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여러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또 야외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수들이 신곡 홍보 역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이나 방송에 집중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CJ오쇼핑, MBC 방송 화면, JTBC 방송 화면, KBS2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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