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각사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내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등 연이은 금융사고에 발목을 잡힌 반면, KB금융지주는 대부분의 금융사고를 피해가며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라임 펀드외에도 홍콩계 헤지펀드 젠투파트너스의 사모펀드가 이달 초 환매중단을 통보하면서 하반기에도 신한금융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선 해외국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부터 대부분의 금융사고를 잘 피해간 KB금융의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경영 비결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금융상품 관련 사고에서 보듯 금융상품 판매로 인한 수수료이익보다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금융사들의 손실이 더욱 커지면서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은 9818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3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87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분기 대비 6.4% 감소했다. KB금융은 순익 측면에서 대략 1100억원 가량 신한금융을 앞서며 2분기 리딩뱅크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의 실적을 가른 것은 라임 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였다. 신한금융은 이들 금융상품 투자 고객에 대한 보상 등을 위해 2000억원 가량을 대손충당금과 영업외비용 등으로 반영했다. 이 같은 일회성 비용이 없었다면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지 않을 수 있었다.

실제로 상반기 누적 기준으론 신한금융의 당기순익이 1조 8055억원으로 집계돼, KB금융의 1조7314억원을 소폭 앞섰다.

하지만 라임과 젠투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관련 사고에 따른 실적 영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음을 감안하면, 신한금융의 하반기 실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된 이들 사태의 영향은 리딩뱅크의 지위 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젠투파트너스 상품의 환매중단 규모는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의 펀드 자산이 회수되는지에 따라 신한금융의 손실 정도도 정해질 전망이다.

한편, KB금융은 지난 3월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ESG위원회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포함해 사내 및 사외이사 전원(총 9명)으로 구성됐으며, 그룹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그룹 ESG경영에 대한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한 것은 KB금융의 ESG 경영이 단순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강력한 실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상반기 국내 5개 금융지주사의 수장과 '환경' 및 'ESG' 키워드를 연결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이 총 991건의 정보량을 기록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윤 회장은 유튜브, 페이스북, 뉴스 등 주요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진행한 5명의 금융지주사 수장 관련 총 정보량 중 55% 이상을 차지했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