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분기 대비 개선된 적자 규모에 하반기 실적 기대감 상승
“낙관은 일러…세계 경제 불확실성 여전”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가 있는 석유화학공단.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정유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2분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업계 전반의 적자 규모가 전분기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하나씩 나타나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2분기 매출액 7조1996억원, 영업손실 43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전분기(1조7752억)보다 크게 줄어 ‘최악은 면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전반적으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등 생산 원가가 하락해 적자를 줄일 수 있었다.

석유사업 부문은 매출액 4조5177억원, 영업손실 432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이어졌지만 중동산 원유 OSP 하락과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이 개선됐다. 이를 통해 적자폭을 전분기보다 1조2031억원 줄일 수 있었다.

화학사업 부문은 매출액 1조6805억원 영업이익 682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 부문은 매출액 4752억원, 영업이익 374억원이다. 모두 원가 하락으로 마진이 개선된 덕분에 최악의 실적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석유개발사업과 배터리사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석유개발사업 부문의 실적은 매출액 783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이다. 수요 급감으로 매출 물량이 감소하고 복합판매단가가 떨어져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배터리사업은 신규 가동한 해외 공장들이 조기 안정화하며 판매량이 늘었지만,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 113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89억원 늘었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마진 개선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 역시 1분기 대비 나아진 성적표를 받았다.

에쓰오일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4518억원, 영업손실 1643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8%, 81.5% 감소한 수준이지만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에 이르렀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사업부문별로,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은 3587억원을 기록해 전체 적자를 이끌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5891억원, 영업이익 91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레핀 계열에서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는 원재료인 납사 가격의 하락과 중국 시장의 견조한 수요로 확대됐다. 폴리올레핀(PO) 역시 역내 설비의 정기보수가 집중돼 상승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액 2714억원, 영업이익 1033억원을 기록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세계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낮은 원료가로 스프레드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3분기 전망에 대해 “정유부문은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 완화에 따른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의 회복세가 이어질 예정”이라며 “윤활기유 스프레드는 점진적인 수요 회복과 안정적인 원유가로 전분기 수준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업체 역시 적자폭을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손실은 200억원에서 700억원, GS칼텍스는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사이에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일부 기업이 충분히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에쓰오일의 3분기 실적은 4000억원대로 흑자를 기대한다”며 “3분기 저가 원유 투입효과가 커져서 8~9월 저가 원유가격 투입효과가 줄어들더라도 3분기에 정유부문에서만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계 전반에 걸쳐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무조건적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산업계 전반의 수요가 괄목할 정도로 호전되지는 않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라고 지적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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