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고차 시장의 혼탁은 누가 시작했나?
[기자수첩] 중고차 시장의 혼탁은 누가 시작했나?
  • 김창권 기자
  • 승인 2020.07.30 07:55
  • 수정 2020-07-30 14:25
  • 댓글 0

산업부 김창권 기자
산업부 김창권 기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놓고 업계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고차 시장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돼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돼 있었지만 지난해 지정기간이 만료되면서 대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생겼다.

이를 두고 완성차 업계는 시장 활성화와 투명화를 주장하며 진출을 노리고 있고, 중고차 매매업계에서는 생존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어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말 그대로 대기업들이 중소업체들이 모여있는 생계형 업종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일정 기간 보호를 통해 안정적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도입됐다.

중고차 판매업은 지난 2013년부터 중소기업으로 적용돼 법의 보호를 받아오면서 시장이 대폭 커졌다. 지난해까지 중고차 시장 규모는 27조원 가까이 성장해 완성차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7년여 시간이 흘렀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중고차 시장은 ‘안하무인’이나 다름없다.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협박이나 사기를 치는 행위가 버젓이 행해지는가 하면 가장 많은 문제가 되는 허위매물 역시 판을 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가 지난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온라인 중고차매매 사이트 중 허위매물이 의심되는 31곳을 대상으로 한 업체당 100대씩 임의 추출한 3096대를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 조사한 결과 95.2%인 2946대는 허위매물로 드러났다.

만약 이런 상황이 일반 대기업에서 일어났다고 가정한다면 이미 그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치달으면서 불매 운동까지도 일어났을 것이다. 그 만큼 대기업은 브랜드를 가꾸고 만들기 위해 아낌없는 비용을 투자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부 중고차 판매업자들은 브랜드 만들기와 상관없이 일단 한 대라도 더 팔자는 식으로 소비자들을 일명 ‘호구’로 생각하고 덤터기 씌우기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바닥으로까지 떨어졌다.

물론 일부 악덕 판매업자들에게 한정되지만 이런 판매업자들이 워낙 많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 높은 상황이다. 본인 역시 오래전 일이지만 사이트에 나와 있는 매물을 보고 매장을 방문했더니 조금 전 판매가 됐다거나 그와 비슷한 매물을 보여주며 헛걸음을 해본 경험이 있을 만큼 허위매물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서쪽 지역(?)은 피해야 한다며 일부 지역을 지칭하며 대표적인 허위매물 위험 지역으로 공공연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중고차 시장에서 일부 불량한 매매업자들로 인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까지 업계가 했던 자정 노력이 효과가 없었던 만큼 안정적인 자동차 구매를 위해 대기업의 진출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이제는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옛말에 고인 물은 썩는다고 했다. 시장이 정체되고 혼탁해지면 ‘메기 효과’를 위해서라도 막강한 경쟁자를 풀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 받는 쪽이 어디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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