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TV 예능에 숏폼을 활용한 웹예능이 대세다. 최근 트렌드가 된 숏폼(Short-form;짧은 형식)에 맞춰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은 비교적 자유롭고 짧은 웹예능을 선보였다. 대부분 각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인지도를 활용해 방송 에피소드를 확장하거나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이다.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을 웹예능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방송 직후 짧은 맛보기 영상으로 선보인 후 유튜브 등을 통해 더 긴 분량이나 편집되지 않은 버전을 공개하는 형식으로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다.

■ 세계관 확장한 웹 예능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한혜진, 박나래, 화사를 각각 사만다, 조지나, 마리아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쳐 디지털 스핀오프 웹예능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여은파)를 선보였다. 세 사람은 드라이브 스루 벚꽃 여행을 떠나고 한강 벤치에서 먹방을 선보이는가 하면 갑작스럽게 맹장 수술을 한 한혜진의 병문안을 가는 모습을 선보였다. '나 혼자 산다'가 한 사람의 삶에 집중하는 반면 '여은파'는 세 사람이 함께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전한다.

세 사람이 익숙하지만 색다른 모습으로 웃음을 전하기 때문에 반응도 생각보다 뜨겁다. 17일 '나 혼자 산다' 본방송 직후 방영된 10분 분량의 '여은파'는 4.1%(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JTBC '아는 형님' 역시 스핀오프 예능인 '아는 형님 방과 후 활동'을 선보였다. '아는 형님' 멤버들이 각자 방송에서 미처 배우지 못한 것들을 배운다는 콘셉트인데 강호동이 춤을 배우는 에피소드가 첫 시작이었다. '여은파'와 마찬가지로 방송을 통해 일정 분량을 공개하고 이후 유튜브를 통해 오리지널 버전을 선보이는 형식인데 공개 이틀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만 뷰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한 '뭉쳐야 찬다'는 외전 '감독님이 보고 계셔-오싹한 과외'(오싹한 과외)라는 외전 형식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싹한 과외'는 안정환 감독이 '어쩌다FC' 멤버들을 위해 심화 수업을 진행할 코치들을 초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 공개 후 열흘 만에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밖에도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운동뚱)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정형돈과 함께 '돈플릭스'를 제작했다. '운동뚱'은 '맛있는 녀석들'의 세계관을 확장해 오랫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취지의 콘텐츠이고 '돈플릭스'는 '서프라이즈' 배우들과 함께 생애 첫 팬미팅, 서프라이즈에 소개된 장소 등을 직접 찾아가는 콘텐츠다.

■ 지난해부터 이어진 숏폼 예능

이러한 숏폼 웹예능의 시작은 지난해 나영석 PD가 tvN '신서유기'의 외전 격인 '신서유기 외전:삼시세끼-아이슬란드에 간 세끼'(아간세)를 선보이면서다. '아간세'는 이수근과 은지원의 아이슬란드 오로라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담은 웹예능. '신서유기6'에서 장거리 여행을 거부했던 이들이 게임에서 얻은 상품으로 인해 강제 여행에 나서는 점이 웃음을 유발한다. 본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이어지도록 편성해 프로그램의 시청 층이 그대로 이어지도록 했지만 5분이라는 파격 편성을 선보였다.

이후 나영석 PD는 '강식당'에서 라면에 대한 애착을 보인 강호동이 라면을 끓여 먹는 내용의 '라면 끼리는 남자'(라끼남)와 젝스키스 멤버들이 2박 3일 합숙하는 모습을 담은 '삼시네세끼'를 선보였다. 31일부터 '강식당'에서 주방 보조를 맡았던 이수근이 홀로 식당을 운영하는 내용의 '나홀로 이식당'이 공개되고 있다. '여은파'나 '아는 형님 방과 후 활동'처럼 TV를 통해 짧게 선보인 후 유튜브로 전체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웹예능의 특징은 10분 내외의 길이로 짧고 유튜브 같은 OTT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TV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최근 유행하고 있는 숏폼 형식을 통해 사랑 받고 있다. 특히 핵심만 담겨있는 짧은 분량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의 입맛에 딱 맞는 형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송에서 일부분만을 선보이고 유튜브에서 오리지널을 보여주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방송 편성으로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결국 유튜브로 다시 시청하도록 하는 형식이 번거롭다는 것이다. 게다가 방송되는 분량과 유튜브 오리지널 분량의 차이가 내용의 차이라기보다는 높은 수위나 PPL을 더한 정도밖에 없어 차별점을 느낄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최근 웹예능을 여러 프로그램에서 시도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얼마나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적절하게 확장하는가에 있다. 게다가 앞서 '라끼남'이 과도한 PPL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제재(경고)를 받았던 만큼 적절한 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방송 분량과 유튜브 분량 모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로 꾸며야 자연스럽게 두 가지 플랫폼 모두 화제를 모을 수 있다. 형식을 쫓아가기보다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MBC, JTBC, tvN, 코미디TV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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