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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선수 간 체벌 사건을 파악하고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은 SK 와이번스가 벌금 20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KBO는 3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SK 구단 사건을 심의하고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뒤 정오 무렵 끝났다.

KBO 상벌위는 선수단의 품위손상행위를 인지하고도 KBO에 신고하지 않은 SK 구단에 미신고 및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야구규약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 제150조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에 따라 제재금 2000만 원을 부과했다. 

징계 수위가 예상보다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음부터 이 사건의 핵심은 SK 구단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했었느냐는 것이었다.

SK 2군 선수단 폭행 사건은 지난 5월 말에 벌어졌다. 일부 고참 선수들이 일탈을 한 1~2년차 선수들에게 얼차려를 주고 폭력을 행사했다. SK는 자체 징계만 했다가 이 사건이 공론화되자 7월 14일에야 뒤늦게 해당 내용을 공개하고 판단 착오였다고 주장했다. 은폐 의도는 전혀 없었고, 구단 자체 징계 사항이라고 판단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소명했다.

제152조 유해행위 신고 및 처리 조항에선 '구단이 소속 선수가 148조 부정행위 또는 151조 품위손상행위를 했음을 인지하고도 즉시 KBO 총재에게 신고하지 않거나 이를 은폐하려 한 경우엔 ▲경고 ▲1억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제명 등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상벌위는 SK의 주장을 인정해 벌금 수위를 대폭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상벌위는 훈계를 목적으로 후배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경기 외적인 폭력 행위를 한 김택형(24)과 신동민(24)에겐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후배 선수들에게 얼차려 등을 지시한 정영일(32)에겐 10경기 출장정지를 부과했다. 경찰 적발 여부를 떠나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음주 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된 서상준과 무면허 운전을 한 최재성(이상 20)에겐 4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이 부과됐다. 동료의 음주와 무면허 운전을 방조한 전의산(20)에게도 15경기 출장 정지 제재가 내려졌다. 출장 정지 제재는 이날 경기부터 적용된다.

KBO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스포츠 선수들의 훈계를 빙자한 얼차려, 체벌 등의 폭력 행위가 KBO리그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각 구단에 철저한 선수단 관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야구회관=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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