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주시에 위치한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박인비(왼쪽)가 남편이자 캐디인 남기협 씨와 함께 10번홀 그린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골프여제' 박인비(32)가 남편 남기협 씨와 '선수-캐디'로 호흡을 맞춘데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박인비는 30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6500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치고 상위권에 올랐다. 이날 박인비의 캐디는 남편 남기협 씨가 멨다. 취재진은 박인비에게 남편과 관련한 질문을 쏟아냈다. 다음은 박인비와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오전에 시작할 때 아이언 샷 미스가 2개 정도 나왔는데 그게 보기로 이어져 스타트가 안 좋았지만, 이후에 만회를 잘했던 것 같다. 기회도 잘 만들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

-초반 보기 2개 기록 후 버디 2개를 잡으면서 바운스백에 성공했는데 흐름을 뒤집을 수 있었던 비결은.

"남편이 코치이다보니 미스 샷으로 훅이 난 이후에 교정을 조금 해줬더니 보완이 됐다. 빠르게 스윙을 수정할 수 있었던 게 스코어를 내는데 주효했던 것 같다."

-남편 남기협 씨가 캐디를 했는데 첫 호흡을 점수로 매긴다면.

"걱정했는데 잘 했던 것 같다. 사실 나보다 남편이 더 긴장할까봐 신경을 썼던 것 같은데 라이도 잘 봐주고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심리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줬나.

"그랬던 것 같다. 저 역시 5개월 만의 경기라 긴장을 할 것 같았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긴장감이 생각보다 없었다. 남편을 더 걱정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편했다. 미스샷 같은 사고가 나도 남편이 바로 잡아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쳤던 것 같다."

-경기 중단됐을 때 남편과 어떤 말을 나눴나.

"중단 됐을때 숙소에 잠시 들어가서 휴식 취했다. 원래 캐디인 브래드한테도 응원의 메시지가 와 있더라. 그렇게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요기거리 하고 나왔다. 다시 재개되기 전에 전의 흐름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날씨가 덥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오랜만에 대회를 뛰는 거라 더 힘들었다."

-남편이 자주 한 말이 있다면.

"잘 모르겠다는 말 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런 말 안하고 잘 봐줬다. 남편과 대화를 많이 한 것 같진 않은데 쓸데없는 말들을 했던 것 같다.(웃음)"

-5개월 만의 출전이다. 향후 라운드 각오는.

"오랜만에 경기이다 보니 이쯤하면 잘했다는 생각이다. 아직 3개 라운드가 남았고 아무래도 오늘 전반에 한 실수를 앞으로 남은 라운드에서 줄여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연습라운드 돌 때는 코스가 길다고 느꼈는데 막상 오늘은 칠 만했고 스코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희망적인 라운드를 한 느낌이다."

-폭염 주의보가 내렸는데 어땠나. 날씨가 앞으로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그동안 제주도에 비가 오면서 선선했는데 대회 시작하자마자 더워져서 모든 선수들이 힘든 경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햇볕이 뜨겁고 지열도 올라오고 오르막 홀도 꽤 있고 습하기도 해서 남은 라운드들도 힘들 것 같다.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하고 휴식도 충분히 취하면서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 다음 주에도 경기가 있으니 2주 연속으로 대회하는 것은 오랜만이라 쉽지 않지만 이겨내보도록 하겠다."

-18번홀에서 경기위원을 부른 이유는.

"프리 퍼드라이로 드롭하려고 했는데 조금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경기위원을 불러 드롭을 진행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오픈(AIG 여자오픈)까지의 걱정은 덜은 것 같은데.

"남편과 18홀 완주를 해내서 첫 번째 걱정 덜었다. 앞으로 남은 라운드에서 감각을 찾아가면서 예리한 부분을 조금 더 살려나가야 할 것 같다.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메이저 대회가 2개나 있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남편이 많은 역할을 하는 것 같던데.

"1인 5역 정도하는 것 같다. 연봉 5배 높여야 할 것 같다. 항상 감사할 뿐이다. 휴식기가 길다보니 남편과 쉴 수 있는 시간 있어 좋았고, 재미있게 보냈다."

제주=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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