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분기 서프라이즈 이어 3분기도 호실적 기대, 개인투자자는 연일 '순매도'
삼성전자 주가가 2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그래픽 김민경 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가 주가의 흐름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상반기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연일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100원(1.86%) 하락한 5만7900원에 마감됐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30일에도 장중 1.8% 이상 상승세를 보였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밀려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결국 전날 종가와 동일한 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이 오히려 본격적인 차익실현의 빌미가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액 53조원, 영업이익 8조원이라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 이상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남는 장사를 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이 15% 이상을 기록하며, 지난 2018년 4분기(2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경제 활성화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호실적으로 이어진 가운데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의 실적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와 상관 관계가 큰 실적이 지난 1분기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훼손된 이후 2분기부터 회복될 전망"이라며 "3분기 매출액은 6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액은 2.3%, 영업이익은 17.1% 가량 증가한 수치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비메모리(반도체) 호황 기조와 함께 삼성전자의 비메모리(매출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2위, 팹리스 4위) 지위도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 애플과 TSMC,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7만3000원이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큰 수익을 기대하기엔 다소 애매한 시점이란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4만23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당시 저점 대비 50% 가량 상승한 상태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도세 역시 그간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6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텔이 7나노 공정 차질로 인해 생산 아웃소싱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1조2000억원 수준의 이익이 삼성전자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6만2000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그는 다만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하며 "좀 더 좋은 진입 시점을 노리는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9일과 30일 양일 간 모두 장중 6만원을 넘어섰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도 공세에 밀려 5만원대로 다시 후퇴한 채 장을 마쳤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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