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쿠팡이츠, 쿠팡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배달앱시장 3위 안착... 배달통 제쳐
신흥 배달업체가 성황에 시장확대... 독점지위 벗어 인수합병에 '청신호'
배달의민족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지면서 후발 업체들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 이커머스 공룡 쿠팡부터 위메프까지 가세한 배달앱 시장에서 업계 1등 배달의민족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의민족(배민)과 딜리버리히어로코코리아(DH)가 전개하는 요기요, 배달통 등 3강 체제로 대표되던 배달앱 시장 순위가 바뀌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안드로이드OS 기준 쿠팡이츠 사용자는 39만1244명으로 DH의 배달통을 꺾고 업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달통은 지난 2010년 스토니키즈가 내놓은 국내 최초 음식주문 배달앱으로 지난 2014년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지분이 인수된 업체다. 배달통은 국내 최초 배달앱으로 업계 내에서 굳건한 마니아층을 보유해왔지만 쿠팡이츠의 자본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쿠팡이츠는 지난 2018년 쿠팡이 시작한 서비스로 주문자와 영업점 간의 주문 중계위주로 돌아가던 배달앱 시장에서 ‘직접배달’을 확대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쿠팡이츠의 전략은 단연 스피드다.

배민 라이더스 / 사진 = 독자 제공

이들은 자체 배달기사인 쿠리어에게 업계보다 높은 배달료를 지불하며 ‘빠름’을 강점으로 하는 ‘치타 배송’을 도입했다. 쿠팡이츠는 고객의 주문 후 업체들이 주문 수락시간과 조리시간 정확도를 체크해 치타배달 인증을 제공한다. 배달 역시 1회 1가구 배달을 원칙으로 시간을 단축했다. 업계가 매출의 퍼센테이지로 수수료를 측정할 때 쿠팡이츠는 중계비용으로 건당 1000원의 정액을 채택하는 차별화 정책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위메프가 전개하는 위메프오도 떠오르는 신흥 업체 중 하나다. 위메프오는 중개수수료 0%라는 ‘착한앱’ 이미지를 구축하며 점주와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현재 위메프오는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점주들에 5%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다음달부터는 주 8000원, 월 3만8000원이라는 최저 수준의 정액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파격 혜택을 기반으로 위메프오는 올해 5월 기준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63% 증가했고, 매장수는 739% 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이처럼 배달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 업계 1위 배민에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들의 글로벌 사업확장을 위한 숙원사업인 요기요와의 ‘인수합병’에 청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민이 전개하는 비마트 / 배달의민족 캡처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DH는 지난해 배민의 지분 87%를 40억달러(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기업 인수합병에 시동을 걸었지만 이 과정에서 독과점 우려가 등장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쿠팡이츠나 위메프오가 선전하면서 결과적으로 배민은 시장 독점 논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된 셈이다.

배민은 매출 다변화를 위해 음식 중계를 넘어 식자재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배민상회에서는 배달 일회용기, 주방 소품, 식재료 등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부자재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제조공장과 직접 계약을 맺어 제품을 제작하고 선보인다. 이용자수 1위에 달하는 배민이 앱 내 입점 업체와 식자재 사업을 연계하는 정책을 시작하면 식자재 플랫폼 사업자로 거대한 성장가능성을 가진다. 이 외에도 배민은 대형마트가 전개하는 장보기 서비스 비마켓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단순히 배달앱을 넘어서는 종합플랫폼으로 등극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현재 투자단계 수준으로 배민에 큰 이익을 주는 구조는 아니지만, 이 역시도 의도된 적자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사업 투자와 함께 영업이익을 낮춤으로써 절대적 업계 1위로의 독식 우려를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어서다. 결국 종합해보면 이 같은 흐름이 공정거래위원회가 검토하는 인수합병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월 이용자수만 따지고 보면 3위 쿠팡이츠는 요기요와 배민을 합친 1500만과 비교해 아직 게임이 안된다”라면서 “다만 후발업체 선전이 이어지면 합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99% 점유율 논란에 대해 배민이 어느 정도 할 말이 생기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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