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테슬라, 꾸준한 성장 전망에도 품질·안전 등 문제 제기 이어져
현대차 NE·아우디 e-트론 등 품질 경쟁력 키운 전기차 출시로 대응
테슬라 모델3. /테슬라 코리아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테슬라가 지난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꾸준히 실적을 향상시키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자동차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소비자가 기존 브랜드의 이미지를 전기차를 통해서 구현하도록 고급화하고, 테슬라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성능과 품질을 끌어올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7079대를 판매했다.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의 43%를 테슬라가 점령한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답게 테슬라에 지원된 전기차 보조금은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0.9%, 2019년 16%, 올해는 지난 5월 기준 17.7%로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도 4분기 연속 흑자다. 2분기 매출액 60억3600달러, 영업이익 3억2700달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고, 1분기보다 각각 0.9%, 15.5% 오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S&P500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고, 독일에서 신규 배터리를 생산하는 등 추가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계속 발생해서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4분기 연속 흑자,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 산업에서의 대표성, 기업의 지속성 등을 고려했을 때 S&P500 지수 편입은 긍정적이다”라며 “지나치게 높은 시가총액으로 시점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빠르면 9월 셋째주 금요일에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독일 경제장관에 따르면 테슬라는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완전히 새로운 배터리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고용량화, 외장재 감소 등으로 더 작고 저렴한 배터리를 구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테슬라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자동차업계도 분발하고 있다. 테슬라가 차량의 완성도 문제로 발목을 잡히는 것을 의식해 품질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모델3에 대해 자율주행기능 ‘오토파일럿’의 결함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NE. /현대차 제공

테슬라에 맞서 국내 완성차업계와 수입차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장탈환에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현대차·기아차·제네시스 등의 그룹 내 브랜드들을 통해 총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첫 출발로 내년 초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 ‘NE’를 내놓는다. NE는 15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충전되고, 1회 충전 시 최대 45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지난달 20일 자사 첫 전기차 모델 ‘E100’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국내 최초 준중형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은 소형차 모델 중심이다. 패밀리 카로 손색없는 국내 첫 준중형 SUV 전기차로 비교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순수 전기차 ‘조에’를 다음달 출시한다. 르노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3만7540대가 팔려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가 됐다. 독일과 프랑스의 높은 전기차보조금을 등에 업고, 좁은 박스 모양과 작은 크기로 도심에서 주행하기 최적화됐다는 평이다.

한국GM은 쉐보레 2020년형 볼트EV를 내놓았다. 1회 충전 시 공식적으로 414㎞를 달릴 수 있어 현재까지 국내 최장 기록이다.

수입차도 전기차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테슬라의 질주에 ‘견제구’를 던진다.

폭스바겐은 전용 플랫폼 MEB 기반의 전기차를 연내에 판매할 계획이다. ID.4는 ID 시리즈의 두 번째 차로 1회 충전 시 최장 500㎞까지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차체에도 넓은 실내 공간이 매력이라는 평이 있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아우디 코리아 제공

아우디는 올해 출시한 ‘e-트론 55 콰트로’가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1회 충전으로 307㎞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인증 받았고, 좌우에 거울 대신 카메라를 장착한 버추얼 사이드미러는 공기역학적 효율을 높여준다.

감속중 90% 이상의 상황에서 회생제동이 가능해 한층 효율적인 에너지 회수를 가능케 했다.

이외에도 벤츠의 EQC, 제규어의 아이페이스 등이 연이어 출시되며 각 브랜드가 보유한 ‘프리미엄 감성’을 선보이고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

내년엔 폭스바겐 MEB 플랫폼을 적용한 ‘아우디 Q4 e-트론’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뒤 바퀴에 각각 고성능 모터가 적용됐고, 배터리용량은 81㎾h로 1회 충전 후 듀얼모터 작동 기준 주행 가능 거리는 450㎞라고 알려져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품질문제 등에서 이어지는 안전성 문제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며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그간 강점으로 자랑하던 품질, 주행성능 등을 내세워 전기차를 내세우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에 반박하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품질을 기준으로 삼는 자동차업계 전망은 낡은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보다 파격적인 혁신 없이는 테슬라의 독주를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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