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A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빅리그 데뷔 후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혹독한 ‘죽음의 알동(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신고식을 치른 류현진(32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강제 휴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을 끈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 시각)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서 4.1이닝 9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4.3 이닝 3실점)에 이어 개막 후 2경기 연속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8.00으로 치솟았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시속 90.7마일로 약 146km에 그쳤다. 평균 구속도 시속88.9마일로 약 143km를 기록했다.  지난해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0.6마일(약 145.8km)이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0마일(약 144.8km)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2018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빠른 공의 위력이 사라지자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커터) 등 변화구가 먹히지 않았다.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워싱턴 타자들의 노림수에 공략 당하며 무너졌다. 류현진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운 완급조절과 정확한 제구로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좋았을 때 레퍼토리가 살아나려면 빠른 공 구속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핑계가 될 수 있지만, 류현진의 초반 부진은 준비 부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시범경기와 단체 훈련이 중단된 뒤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왔다. 충분한 실전을 소화하지 않고, 짧은 서머캠프를 거친 뒤 개막전에 등판했다. 루틴이 깨지면서 구위를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몸 상태는 정상이어서 루틴 변화로 떨어진 구위와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토론토는 마이애미 말린스 선수단 집단 감염 사태 여파로 애초 1일부터 치르려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3연전이 모두 취소됐다. 1일 경기 취소 뒤 2일 더블헤더로 치를 계획이었지만 아예 뒤로 미뤄졌다.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도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애초 류현진은 5일 혹은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로테이션이 꼬이면서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등판이 유력해졌다.

류현진은 지난해 8월 부진에 빠졌을 때도 휴식을 잘 활용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일주일 가량 강제 휴식을 취하게 된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 본궤도에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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