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이 얼음주머니를 머리 위에 올려놨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저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휴대용 선풍기 바람을 쐬는 편이에요.”

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 원) 3라운드가 열린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ㆍ6500야드). 이날 본지와 만난 임희정(20)은 더위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회장이 위치한 제주시 구좌읍의 기온은 영상 30도를 웃돌았다. 체감온도는 무려 35도에 육박했다. 임희정은 폭염을 극복하고 8언더파 65타를 쳐 지난 2008년 세인트포 레이디즈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안선주(33)가 세운 코스레코드(64타)를 1타 차로 경신했다.

‘찜통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렸다. 선수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더위를 식히려고 노력했다. 수분 섭취는 필수 사항이고, 휴대용 선풍기와 얼음주머니를 활용해 체온을 낮추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핫식스’ 이정은(24)은 2일 대회 최종 4라운드 1번홀(파4) 티샷을 앞두고 얼음주머니를 머리에 얹었다. 그는 대회 기간 필드 이동 중에도 틈틈이 얼음주머니를 머리에 올렸다. ‘미녀 골퍼’ 유현주(26) 역시 얼음주머니를 머리에 얹고 필드를 걸어 화제가 됐다. 첫날 민소매 골프웨어를 착용한 그는 한 손으로 부채질까지 하며 컨디션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김효주(25)는 티샷 전 얼음물을 들이키며 더위를 식혔고, 허다빈(22)은 틈틈이 휴대용 선풍기를 얼굴에 갖다 댔다. 선수들은 이동할 때 대형 우산으로 얼굴에 내려 쬐는 햇볕을 가렸다. 현장에서 만난 SBS 골프 미디어 프로 박시현(32)은 “날씨로 인한 고충이 많다. 춥거나 더운 날씨를 견디기는 정말 힘들다. 저는 대기를 하는 입장에서 힘들고, 선수들은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인비(32)와 임희정 등 선수들은 기자회견 때 “날씨가 덥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은 강한 햇볕과 고온의 지열을 장시간 견디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습도가 높은 날이거나, 오르막이 있는 홀에서라면 고충은 더욱 커진다.

KLPGA 투어에서 일정 온도 이상 폭염이 지속될 경우 경기가 중단된다는 등의 규정은 없다. 다만 KLPGA는 대회장에 의무팀을 배치해 선수들의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혹서기 골프는 단순히 기량으로만 순위가 정해지는 게 아니다. ‘더위 극복’과 같은 컨디션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제주=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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