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남희석이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비판한 가운데 홍석천까지 곤욕을 치렀다. 예전 방송에서 남희석 때문에 개그를 그만뒀다고 한 발언이 뒤늦게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홍석천은 '해당 발언은 사실무근이며 남희석과 김구라의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남희석을 옹호하는 입장과 김구라를 옹호하는 입장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 남희석, 김구라 공개 저격

해당 사건의 시작은 남희석이 자신의 SNS에 남긴 글에서부터 시작됐다. 남희석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초대 손님이 말을 할 때 본인 입맛에 안 맞으면 등을 돌린 채 인상을 쓰고 앉아 있다. 자신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참 배려 없는 자세다. 그냥 자기 캐릭터를 유지하려는 행위. 그러다 보니 몇몇 짬(경력) 어린 게스트들은 나와서 시청자가 아니라 그의 눈에 들기 위한 노력을 할 때가 종종 있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남희석의 이 발언은 순식간에 확산했다. 같은 분야의 동료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경우가 이례적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후 남희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누리꾼들이 공개 지적에 대해 비판하자 "2년 이상 고민하고 올린 글" "사연이 있다"고 댓글을 달아 더욱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어 30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연, 갑자기 쓴 글이 아니다. 몇 년을 지켜보고 고민하고 남긴 글이다"라고 다시 한 번 글을 남겼다. 

남희석은 "논란이 되자 삭제 했다는 것은 오보다. 20분 정도 올라왔는데 모 작가님 걱정 때문에 논란 전에 지웠다. 혹시 반박 나오시면 몇 가지 정리해서 올려 드리겠다. 공적 방송 일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다. 혹시 이 일로 '라스'(라디오스타)에서 '이제 등 안돌릴게' 같은 것으로 우습게 상황 정리 하시는 것까지는 이해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콩트 코미디 하다가 떠서 '라스' 나갔는데 망신 당하고 밤에 자존감 무너져 나 찾아온 후배들 봐서라도 그러면 안 된다. 약자들 챙기시길"이라고 김구라를 저격한 이유에 대해 재차 밝혔다.

■ '라디오스타' 제작진 해명

남희석의 재차 폭로에 31일 MBC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통해 "김구라는 절대 무례한 MC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라디오스타' MC인 김구라와 관련해 보도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오해가 풀리고 이해를 바라며 제작진의 입장을 전한다"며 "방송을 통해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MC 김구라는 출연자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 '라디오스타' 촬영 현장에서 김구라는 녹화 전, 중간, 촬영이 끝나고 나서까지 출연자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며 세세하게 챙긴다. 김구라는 출연자들에게 무례한 MC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구라가 방송에서 비치는 모습은 토크쇼인 '라디오스타'만의 캐릭터라고 이해해줬으면 한다. 김구라의 경우 녹화가 재미있게 풀리지 않을 경우 출연자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반대 질문을 하거나 상황을 만들어가며 매력을 끌어내기 위한 진행 방식으로 캐릭터화 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에게 항상 개그맨들 섭외를 얘기하는 분이 김구라다. 후배 개그맨들의 근황과 상황을 항상 체크하고 유심히 지켜보면서 '라디오스타'를 통해서 부각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고 의견을 제시한다"며 "'라디오스타'는 방송 시간이 제한돼 있어 편집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러하듯 시청자들의 재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편집 과정이 있다. MC 김구라의 전체 모습을 다 담는 것이 아니다. '라디오스타'는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변화를 거쳐왔고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라디오스타'의 색깔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 갑작스러운 홍석천 소환

'라디오스타' 제작진의 해명으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남희석의 저격글을 두고 홍석천이 과거 방송에서 했던 말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남희석은 김구라가 후배들의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태도로 방송을 한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홍석천은 남희석 때문에 개그맨을 그만뒀다는 것.

2015년 홍석천은 KBS2 '1대100'에 출연해 KBS와 SBS 공채 개그맨 시험에 동시 합격했다고 고백하며 "SBS에 거절 의사를 밝히기 위해 방문했는데 하필 그 장면이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 바로 소개됐다. 당시 KBS 개그맨 군기반장이었던 남희석의 귀에 들어가 혼났고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정신적 충격에 개그맨을 두 달 만에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그 일로 인해 개그계를 떠났지만 남희석은 거액을 받고 KBS에서 SBS로 갔다. 이후 가게에 찾아와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 지금은 절친이 됐다"고 말했다.

홍석천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결국 홍석천은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시기지만 저의 침묵이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을 것 같아 몇 자 적어본다"며 "남희석 때문에 개그맨을 그만두게 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방송에서 했던 이야기가 앞뒤 맥락은 빠지고 자극적으로 포장돼 안타깝다. 이런 시기에 최소한의 확인 과정 없이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쓰신 분들께도 서운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남희석을 옹호하는 입장과 김구라를 옹호하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일각에서는 소신있는 발언이라며 지금까지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남희석을 옹호했지만 반대편에서는 공개적으로 저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홍석천까지 소환되며 남희석이 과거에 자신의 행동을 생각하지 못하고 김구라를 저격한 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적 태도인 것 같다는 의견도 더해졌다.

결국 이번 논란은 서로의 입장 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지적하는 '라디오스타' 게스트는 이전에도 많았고 그때마다 김구라는 캐릭터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의 말처럼 예능은 편집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게스트를 대하는 김구라의 태도가 실제와는 다르게 보여질 수 있다. 남희석의 글만으로 김구라의 방송 태도 전체를 판단할 수 없고 '라디오스타' 제작진의 해명만으로 남희석을 비판할 수는 없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결국 두 사람만이 아는 일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남희석이 김구라를 저격한 방식은 아쉬움을 남긴다. 김구라가 실제로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다 볼 수 있는 곳에 공개적으로 비판을 한 것은 아쉬운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사진=OSEN, 남희석 SNS, 홍석천 인스타그램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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