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극장가에 서서히 관객들의 발길이 몰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사태 속 첫 개봉한 한국 대작 영화 ‘반도’(7월 15일 개봉)는 개봉 14일째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25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29일 개봉한 ‘강철비2: 정상회담’(강철비2) 역시 개봉 5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과시하고 있다. 두 텐트폴 영화 흥행 바통을 오는 5일 개봉하는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다만악)가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반도’→‘강철비2’→‘다만악’, 극장 구원투수 자처

영화 '반도'(왼쪽부터),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지난 달 15일 개봉한 ‘반도’는 코로나19 창궐 후 개봉을 미루지 않고 여름 시장을 겨냥한 영화로 주목 받았다. 천만 영화 ‘부산행’의 후속편이자 좀비물로 주목 받은 ‘반도’는 개봉과 동시에 정체된 극장가를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와 약 2주 간격을 두고 개봉한 ‘강철비2’ 역시 개봉 당일 관객수 22만 명을 모으며 코로나 창궐 이전의 성적표를 자랑했다. 이 작품 역시 국내에서 445만 명을 동원한 ‘강철비’의 후속편으로 관객들의 기대가 컸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잠수함 액션과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로 확장된 스케일의 이야기로 초반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전작에 이어 정우성, 곽도원이 출연했으며 유연석이 북한 위원장을 연기했다.

두 편의 흥행 바통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이어갈 전망이다. 실시간 예매율(3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36.4%로 1위를 기록하며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입증하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다.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과 이정재의 신작이기도 하다.

‘신세계’에서 ‘부라더’ 케미를 자랑하던 두 사람은 이 작품에서 철천지원수가 돼 격렬한 액션 대결을 펼쳤다. 대역 없이 모든 액션을 소화하는데 총기부터 맨몸 액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격투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러 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한 테이크로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했고 프레임을 나눠 촬영하는 기법인 스톱모션을 차용해 인물 간의 부딪침을 생동감 넘치게 구현했다.

한국을 넘어 일본, 태국까지 3개국에 걸친 로케이션 역시 볼거리를 더하는 대목이다. 메가폰을 잡은 홍원찬 감독은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차별화된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색다른 장르적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 상반기 관객수 70% 감소..하반기 반등할까

영화 '#살아있다' 스틸.

이처럼 한국영화들의 선전이 하반기 극장가 반등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극장가는 코로나 사태로 2005년 이후 최저 관객수와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진위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수는 3241만명, 매출액은 2738억원으로 2005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전체 관객수는 전년 대비 70%(7690만명↓) 감소, 매출액 70.6%(6569억원↓) 감소됐다. 한국영화 관객수는 64.9%(3689만명↓) 감소, 외국영화 관객수는 76.3%(4002만명↓)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4월 전체 관객수는 97만 명으로 월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반기 한국영화 실질개봉편수는 지난해 대비 17.8%가 줄었다.

최악의 상황을 거듭하던 극장가는 5월 황금연휴를 맞으며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다. 4월 대비 55만명이 증가해 153만명의 5월 전체 관객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년 대비 91.6%(1654만 명↓) 감소한 수치다. 6월에는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표와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등의 개봉으로 전월 대비 153.2% 늘어난 386만 명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상반기를 보낸 극장가지만 희망은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함께 ‘담보’ ‘영웅’ ‘승리호’ 등 기대작들이 하반기 줄줄이 간판을 걸 예정이다. 크고 작은 기대작들이 하반기 극장가를 살리는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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