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쿠팡이츠, 최소 5000원에서 최대 2만원까지 지급...라이더 모집에 프로모션 투자
요기요, 배달수수료 2000원 인상...최대 8000원 지급
업계 출혈경쟁, 소비자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요기요 배달을 진행하는 라이더 / 독자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지면서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원 ‘라이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라이더를 뺏고 뺏기는 출혈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4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계에 따르면 배달 시장이 커짐에 따라 수요가 높아진 ‘라이더’를 두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우선 배달비 전쟁에 불을 지핀 건 쿠팡이츠다. 지난 2018년 쿠팡이 도입한 쿠팡이츠는 주문자와 영업점 간의 주문 중계위주로 돌아가던 배달앱 시장에서 ‘직접배달’을 확대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쿠팡이츠의 전략은 단연 배송에 있다.

이들은 라이더들에 업계보다 높은 배달료를 지불하며 '빠름’을 강점으로 하는 ‘치타 배송’을 진행 중이다. 쿠팡이츠는 배송 한 건당 최소 5000원부터 최대 2만원까지 제공하는 등 인원을 끌어모으기 위해 파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업체가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 수수료 금액은 지역이나 날씨, 여기에 배달 수요도에 따라 각기 다르게 측정된다. 저녁 피크타임이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라이더 공급이 딸리는 지역에서 지급 수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업은 쿠팡이츠에 배송기사들이 대거 이탈하자 라이더업계는 지급 수수료를 올리는 출혈경쟁을 시작했다. 자체 음식배달 라이더 사업을 전개하는 요기요도 기존 6000원 수수료를 최대 8000원으로 2000원이나 올렸다.

배민라이더스 / 독자 제공

요기요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업계 내 치열한 경쟁과 휴가철 등 다양한 외부 요인들이 있어 라이더 확보가 필수인 만큼 지급하는 평균 금액을 일부지역에서 인상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배민 라이더스를 전개하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전쟁에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달 17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라이더 모집을 재개하며 500명 가량을 뽑았고, 이를 1000명으로 늘려 총 3000명의 라이더를 고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이더를 모으기 위한 비용 투자에도 한창이다. 최근 AI추천 배차 시스템을 통해 배민라이더스(배라) 주문을 20건 이상 완료하면 프로모션 비용 7만원을 한시적으로 추가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배라는 라이더들에 약4200원 수준의 배달비를 지급해왔는데, 이벤트를 통해 금액을 늘려 최대 7000원까지 지급하는 셈이다.

배민 라이더스 관계자는 “늘어난 배달 수요를 맞추기 위해 프로모션을 통해 라디어 모집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치솟는 배달비가 배달업계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배달비가 증가할수록 결국 음식을 주문해먹는 소비자에 비용부담이 전가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요기요가 전개하는 자체 배달대행 서비스 '요기요플러스' /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제공

일례로 현재 쿠팡이츠의 기본 배달비는 5000원으로, 소비자에게 최대 3000원까지 비용을 부담하게 만들고 나머지 2000원은 점주가 부담한다.

배달비가 계속적으로 올라가면 업주 부담금이 올라가 자연스레 음식 값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 형국이다. 지금이야 쿠팡이츠가 프로모션이라는 이름하에 이를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결국 수수료 경쟁이 심해지면 이후 배달비 시세 형성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단순히 비용문제를 넘어서 배달업계에 종사하는 라이더들의 고용의 질까지 떨어트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프로모션 배달비용은 업체의 이익 여부에 따라 언제든 금액이 삭감될 수 있어서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결국 배달원에 웃돈을 주고 뺏고 뺏는 싸움보다는 안정적인 배달 운영을 만드는 양질의 자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가령 배달원에 산재보험을 적용하거나 고용형태를 개선해 복지를 늘리는 등의 방법이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업계가 프로모션 명목으로 배달비 수수료를 인상해주는 형태를 계속 이어나갈 순 없다고 본다”라면서 “라이더들이 물량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업무를 주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근로자나 업체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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