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감독.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3일 향년 85세로 영면한 김진영 전 삼미 슈퍼스타즈 감독은 팬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인천야구의 ‘대부’다.

1935년 인천에서 태어난 김 전 감독은 인천고 재학 중 팀에 3번이나 전국대회 우승컵을 안겼다. 실업 야구 시절에는 한국 국가대표 유격수로 뛰며 인천이 낳은 최고 야구 스타로 활약했다. 은퇴 뒤에도 인천을 떠나지 않았다. 인하대 감독을 지냈고, 1983년엔 프로야구 삼미 슈퍼스타즈의 지휘봉을 잡았다.

고인이 이끈 삼미는 해당 시즌 에이스 장명부(작고)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전·후반기 모두 2위에 그치며 정규시즌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1983년 6월 1일 MBC 청룡과의 잠실 방문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폭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퇴장 후 구속까지 당했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해당 장면을 TV 중계로 보다가 “저러면 안 되는데”라고 혀를 찬 뒤 바로 쇠고랑을 찼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사건으로 1983년 시즌 도중 일시 퇴진한 김 전 감독은 1984년 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삼미는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1985년 전기리그에서는 KBO리그 사상 최다 연패(18연패)를 했다. 삼미가 청보에 인수된 후 후기리그에서도 팀을 이끌었지만 시즌 종료 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1990년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취임하며 현장으로 돌아왔으나 그해 8월 28일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고인의 KBO리그 감독 성적은 121승 8무 186패다.
김 전 감독은 박현식(작고) 초대 감독, 장명부와 함께 이제는 전설이 된 프로야구 원년팀 삼미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박 전 감독과 장명부는 지난 2005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김 전 감독의 아들은 김경기(52) 현 SPOTV 해설위원이다. 현역 시절 ‘미스터 인천’으로 불린 김 위원은 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하며 야구인 2세의 길을 걸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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