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랜 파트너' 제일약품, 주가 급등…최근 3개월 2배 이상 올라
'폐렵구균 백신 프리베나13' 코마케팅 종근당, 후보 물망에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로이터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BNT162b2)이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3상에 진입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에 화이자가 국내 제약사 중 누구와 도입 계약을 체결할 지를 두고 업계 이목이 쏠린다.

4일 제일약품은 전일 대비 3000원(5.44%) 상승한 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상한가(29.95%)까지 치솟은 7만16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제일약품의 제네릭(복제약)인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 때문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제일약품의 주가는 지난 3개월 전부터 크게 상승했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BNT162b2'가 미국에서 임상 1상의 시작을 알리면서부터다.

실제 종가 기준 이날과 5월4일(2만5650원)을 비교하면 제일약품의 주가는 무려 2배 이상(126.51%, 3만2450원) 올랐다. 이 회사는 현재 대표적인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로 꼽힌다.

제일약품은 지난 1996년부터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를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 해당 품목은 올해 2분기 회사 전체 매출(1708억원)의 24.61%(420억원)를 차지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또 '리리카(말초신경병성)' '쎄레브렉스(해열·진통소염제)' '뉴론틴(신경병성통증)' '카듀엣(고혈압·고지혈증)'를 포함하면 한국화이제약 품목의 매출 비중은 46.3%까지 치솟는다.

올해 6연임에 성공한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사장)의 이력도 눈여 눈에 띈다. 그는 지난 2005년 3월 제일파마홀딩스(제일약품 모회사) 대표로 영업되기 전까지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재정담당 상무 ▲영업·마케팅&영업관리·노사담당 부사장 등을 거쳤다. 제일약품은 성 사장 영입 이후 화이자 제품 도입을 더 늘렸고, 이를 통해 외형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국내 판매 시 제일약품의 손을 잡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백신의 경우 기온이 오르면 변질 우려가 높아진다. 따라서 저온으로 유지 품질을 유지하는 '콜드 체인(Cold Chain)' 시스템 등 특수 장비가 있어야 한다. 이같은 이유로 화이자의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을 판매하고 있는 '종근당'과 협업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종근당은 지난 2017년 12월 한국화이자제약과 프리베나®13 성인용 제품에 대한 유통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다음 해 5월 공동마케팅 및 영업까지 제휴 범위를 확장했다. 더욱이 김영주 대표는 지난 2016년 종근당으로 영업되기 전 '백신 강자'인 GSK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특히 종근당은 올 2분기 매출액 3132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6%, 90.9%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 기간 프리베나®13은 137억원이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219%) 이상 성장했다.

종근당과 제일약품 관계자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도입 여부와 관련해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또다른 한편에선 화이자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코로나19 백신을 직접 판매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보다 더 싼 가격에 팔지는 않겠다"며 공익성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앞서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1억회 투여분을 총 19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1인당 2회분 접종비용은 39달러(약 4만7천원)로, 독감 백신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한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전 세계 120개국 및 지역에서 18세~85세 성인 최대 3만명을 대상으로 하며, 이르면 10월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연내 최대 1억회, 내년 말까지 13억회 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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