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중은행들, 금융상품 완전 판매 정착 위해 노력
은행들이 미스터리 쇼퍼를 통한 불완전판매 근절에 나선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들이 '미스터리 쇼퍼'(비밀 평가단)를 활용해 불완전판매 근절에 나섰다. 이들 미스터리 쇼퍼는 은행 고객으로 가장해 영업점 개별 직원의 금융상품 판매 프로세스 등을 점검하는데, 이 때문에 ‘금융 암행어사’로 불리고 있다.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사고는 고객들에게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 투자 위험성 등에 대한 정확한 안내와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상반기 미스터리 쇼퍼들의 점수에 기반해 7개 영업점에 대해 투자상품 1개월 판매 정지 조치를 내렸다. 해당 지점의 미스터리 쇼핑 점수가 기준치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ELT, ELF) 상품을 판매한 659개 영업점을 점검한 결과, 점수가 부진한 7개 영업점에 이달 동안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시켰다. 신한은행은 향후 투자상품 판매 담당 직원들에 대해서 화상 및 방문을 통해 투자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재교육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로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를 도입했다.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는 3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전체 영업점을 대상으로 1차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하고 재실시 영업점을 선정해 2차 미스터리 쇼핑에 돌입한다. 2차 미스터리 쇼핑에서도 70점 미만의 점수를 획득한 영업점은 판매 정지 영업점으로 지정된다. 

신한은행의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는 진옥동 은행장이 강조한 ‘과정의 정당성’과 맥을 같이한다. 진 행장은 올해 신(新)성과평가체계인 ‘같이 성장(Value up together) 평가제도’를 도입해 영업점 평가체계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다시 설계했다. 또 진 행장은 지난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정한 성과는 과정의 정당성에서 이뤄지며 정당성은 결국 성과의 질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타 시중은행들도 미스터리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 중”이라며 “3번 연속 지적을 받는 영업점은 펀드 판매를 5영업일 간 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직 대상 점포는 없다”고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펀드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자체 점검에 실시 중”이라며 “완전판매 정착을 위해 이달 말까지 전 영업점을 점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평가 결과 부진한 영업점은 완전판매 직원교육 및 재방문 추가 점검 등 모니터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하고 있다”며 “고령투자자 보호를 위해 실제 고령자 쇼퍼를 활용한 고령투자자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 “이후 결과에 대해 지점별로 상세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하겠다”며 “전 영업점 대상 문서교육 및 화상교육을 실시해 완전판매 문화 확산 제고에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로 미뤄진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이달 중에 진행할 계획”이라며 “판매 프로세스가 미흡한 영업점에 대해선 판매 프로세스 재교육이나 영업점 재방문 등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도 고강도 미스터리 쇼핑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한 미스터리 쇼핑은 조사 표본 수를 1600회로 잡았다. 은행과 증권사 영업점에서만 약 800회를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8년 은행·증권사 영업점을 대상으로 440회의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했다. 올해는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조사 규모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불완전판매 논란과 함께 막대한 원금손실을 빚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부터 올해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예년보다 그 규모와 범위가 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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