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태풍으로 침수·휴가철 교통사고 피해 증가할 것
보험사 손해율 적정선 넘어, 보험료 상승 요인 충분
역대급 장마로 인해 침수 차량 피해가 증가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지난주부터 역대급 장마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통상적으로 7~8월 여름철에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지만, 올해는 유독 장마 피해가 심할뿐더러 향후 예고된 태풍 북상과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나들이객 증가까지 고려한다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피해 규모, 최근 5년간 최대 수준…태풍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국내 4대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시장 약 80% 점유)에 접수된 장마, 집중호우 등에 따른 차량 피해 건수는 3041건이며 추정손해액은 무려 335억1900만원이다.  

이번 피해 규모는 최근 3년 동안 최대 수준이며 향후 예고된 태풍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2015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자동차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11개사의 취합 자료 기준으로 2018년 7월~10월에 집중호우 및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 건수는 4262건, 추정 손해액은 317억원이었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피해 건수는 모두 1만232건, 추정손해액은 3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집계한 피해 현황은 업계 상위 4개사 기준이며 태풍이 북상하기 전 한 달 기준으로 집계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피해규모는 2016년, 2017년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10월/태풍 '치바) 장마·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건수는 5381건, 추정 손해액은 455억원이며 2017년(7월~9월/집중호우)에는 4039건의 피해가 접수됐고, 약 419억원의 손해액이 발생했다. 

태풍, 장마 등으로 인한 자동차 피해 현황. /손해보험협회 제공

◆ 코로나 반사이익은 끝…장마 끝나면 차량 이동량 증가할 것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하락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외부 활동 자제로 차량 이동량이 감소하면서 4대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4~84.2% 수준으로 전년 동기(86.4~87%)와 비교해 최대 3.6%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코로나 반사이익은 기대하기 힘들다. 올해 내내 감소세를 보였던 4대 보험사 손해율이 6월부터 크게 반등했기 때문이다.  

4대 보험사의 6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85.5%로 전월(80.4~82%)과 비교해 작게는 3%포인트에서 크게는 4.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올해 최대 상승폭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고, 장마가 끝난다면 차량 이동량은 예년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에 공통된 의견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 여파로 차량 운행량이 줄어 손해율이 하락했다"며 "이로 인해 보험금 지급여력이 개선되면서 실적 또한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침수 피해와 휴가철이 겹치는 하반기가 문제"라고 우려했다. 

한편,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보험료 대비 지급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적정손해율은 80%로 보고 있다.  

2020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손해보험협회 제공

◆ 보험금 인상은 불가피…인상률 더 오를 수도

집중 호우 피해와 차량 이동량 급증이 예상되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금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손해율(평균 98.31%)을 기록한 손보사들은 높게는 약 7%의 인상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금융당국과 협의 끝에 절반 수준인 약 3.5%를 인상하는 데 그쳤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업계 실적이 좋지 못했고, 올해 역시 집중 호우와 국내 여행객 증가로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분명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보험료는 올해 인상률(3.5%)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하반기에는 자연재해 등 악재 요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업계 입장에서는 손해율이 올라간만큼 보험료를 올리려고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이를 얼마나 반영해 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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