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연의TV파보기] 점점 산으로 가는 '뽕숭아학당'
[최지연의TV파보기] 점점 산으로 가는 '뽕숭아학당'
  • 최지연 기자
  • 승인 2020.08.05 00:05
  • 수정 2020-08-04 16:22
  • 댓글 0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TV조선 '뽕숭아학당'이 초심을 잃은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트롯맨 F4(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의 인기에 힘입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뽕숭아학당'이었지만 최근 시청률 3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뽕숭아학당'은 트롯맨 F4가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민국 최고의 트롯 가수, 국민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 배움을 이어가는 성장 예능 프로그램. '뽕숭아학당'이라는 학교에 다니는 트롯맨 F4가 레전드를 선생님으로 초대해 배움을 이어간다는 콘셉트의 방송이다. 때문에 여러 장르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들을 레전드로 섭외해 수업을 하는 내용을 담아냈지만 최근 섭외 이유를 알 수 없는 레전드 섭외로 기획 의도와는 사뭇 다른 진행을 선보였다.

■ 3주 연속 시청률 하락

지난달 29일 방송된 '뽕숭아학당' 12회는 트롯맨 F4가 배우 김수미에게 여름 김치 담그는 비법을 전수 받고 김준현과 치팅데이를 갖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김수미는 트롯맨들에게 김치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수육과 감자 보리밥으로 집 밥을 선사했다. 이어 김준현은 임영웅과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로 듀엣을 선보이고 닭볶음탕을 맛있게 먹는 비법을 전수했다.
국민 가수로 거듭나기 위한 트롯맨 F4에게 요리, 먹방 비법 전수는 다소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먹뽕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구성됐지만 게스트 섭외에 맞춰 짜 맞춘 내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트롯맨 F4는 김치를 담그고 닭볶음탕을 먹는 동안 '보릿고개' '멋진 인생' '곤드레 만드레' '붉은 노을' 등의 노래를 불렀지만 다소 자연스러운 전개는 아니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로 인해 '뽕숭아학당'은 3주 연속 시청률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1부 시청률 9.6%, 2부 10%를 기록했고 평균 시청률 9.8%를 기록했다. 앞서 방송된 10회, 11회에서 2주 연속 시청률이 하락한 데 이어 10%대 이하로 내려온 것은 5월 13일 첫 방송 이후 처음이다.

■ 겹치기 출연으로 인한 무근본 편집

앞서 '뽕숭아학당'은 SBS '트롯신이 떴다'와 동시간대 편성을 결정하면서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였다.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트롯신이 떴다'에는 남진, 김연자, 주현미, 설운도, 진성, 장윤정이 출연하고 있다. '뽕숭아학당'에 김연자, 주현미, 설운도, 장윤정이 레전드로 붐이 뽕 선생으로 출연해 두 방송의 출연진이 겹치게 된 것. 당시 '뽕숭아학당' 측은 "'레전드들의 출연 분량이 '트롯신이 떴다'와 동시간대 송출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제작진은 이미 이 부분을 '트롯신이 덨다'에 출연 중인 레전드들에게 말씀드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롯신이 떴다'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등 트롯신 네 분은 사전에 '뽕숭아학당'이 동시간대 편성되지 않는다고 전해 듣고 촬영을 마쳐 겹치기 출연 논란이 야기된 점에 황당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논란 때문에 '뽕숭아학당'은 '트롯신이 떴다'의 방송 종료 시점에 레전드들의 녹화 분량을 송출했다. 그러다 보니 겹치기 출연을 피하기 위해 맥락 없는 편집을 선보였다. 하나의 녹화분으로 방송 전체를 구성하지 못하고 레전드 출연분은 2부에 몰아넣고 1부에는 다른 날 녹화한 분량을 선보였다. 각각 다른 날 촬영했기 때문에 방송은 연결되지 않고 끊기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1부와 2부의 촬영 시기에 차이도 있었기 때문에 출연진의 의상도 중구난방이었다. 트롯맨 F4는 반소매를 입고 모내기를 하다가 동복을 입고 유람선을 타는가 하면 하복을 입은 채 심리상담을 하다가 동복을 입고 레전드의 집으로 향했다. 

■ 노래보다는 트롯맨 F4의 케미를

그런데도 '뽕숭아학당'은 시청률 1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수요일 예능 1위 자리를 지켰다. 프로그램 기획력이 아니라 트롯맨 F4의 인기 때문이었다. 트롯맨 F4는 매회 레전드 경신이라고 불리는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고 '미스터트롯'이나 '사랑의 콜센타'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케미스트리를 통해 예능감을 선보였다.

이로 인해 7월 8일 방송된 '뽕숭아학당' 9회로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을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15.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트롯맨 F4의 번지점프 도전기와 임영웅의 나 홀로 캠핑 여행기가 그려진 방송분이었다. 겹치기 출연 논란이 있었던 레전드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기승전결 있는 편집을 선보였고 지금껏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 없이 오로지 트롯맨 F4의 케미스트리만을 담아낸 분량이었다.

여기서 시청자들이 '뽕숭아학당'에 기대하는 포인트를 엿볼 수 있다. '뽕숭아학당'이 성장과 배움을 내세웠지만 2시간 동안 트롯맨 F4가 노래 부르는 모습 위주로 구성되기 때문에 다음날 방송되는 '사랑의 콜센타'와 비슷한 느낌이 강하다. 시청자들이 신청한 노래인지 제작진이 선택한 노래인지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지금껏 보지 못했던 트롯맨 F4의 번지점프 도전기나 캠핑 여행기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는 바로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으로 이어졌다.

물론 본방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의 인기를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겹치기 출연 논란을 벗어나 자유로워진 '뽕숭아학당'이 뜬금없는 게스트 섭외와 엉성한 기획력을 선보이는 건 아쉬운 지점이다. 앞으로의 '뽕숭아학당'이 더 많은 시청자에게 호평을 얻기 위해서는 기획 의도에 맞는 게스트 섭외와 꼼꼼한 기획력이 더해져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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