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컵 신한드림 유소년야구대회가 4일 서울 장충유소년야구장에서 개막했다. 장충=임민환 기자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전국을 휩쓴 장맛전선도 야구 꿈나무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축제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유소년야구대회(이하 한국컵)가 4일 서울 장충어린이야구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악천후를 뚫고 대회가 열렸다. 1일 비로 인해 순연된 첫 날 일정이 4일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한국스포츠경제가 주최하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주관한다. 또한 신한은행이 특별후원하고 한국기자협회,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후원한다. 4회째를 맞은 꿈나무 야구 대회는 글로벌 확산을 위한 도약의 의미를 담아 올해부터 한국컵으로 격상해 진행된다. 글로벌 도약 원년답게 코로나19와 장맛비에도 전국 46개 지역 114개 팀, 1500여 명의 선수들이 단 하나뿐인 왕좌를 향해 힘차게 달린다. 
 
 

개막전 대회 1호 홈런을 신고한 남양주 에코 유소년야구단 최서빈 모습. 장충=임민환 기자

◆ 개막전부터 '명승부 열전'

첫 날 첫 경기부터 명승부가 나왔다. 개막전은 전년도 우승팀 인천 남동구 유소년야구단(이하 남동구)과 신흥 강호로 부상 중인 남양주 에코 유소년야구단(이하 에코)의 대결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남동구의 낙승 예상을 뒤로 한 채 경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1회초 선제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남동구는 4회초까지 4-1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에코의 마지막 공격이 된 4회말 거센 추격에 진땀을 뺐다. 실책으로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최서빈(14)에게 대회 첫 홈런을 맞으며 4-3까지 쫓겼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를 하나 남겨둔 상황에서 2사 3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승리를 확정했다. 

우승후보로 평가 받는 남동구로서는 아찔한 승리였고, 전력 열세의 예상을 딛고 선전한 에코에는 가능성을 확인한 한판이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관계자는 “남동구가 디펜딩 챔피언이라서 부담을 꽤 가진 것 같다”며 “에코의 여러 선수들 기량이 꽤 좋았다. 하지만 기본기와 팀 뎁스에서 앞서는 남동구가 관록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며 개막전 명승부에 박수를 보냈다.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유소년야구대회 현장에서 아들 봉재민 군과 함께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봉중근(왼쪽). 장충=임민환 기자

◆ 임재철 단장·봉중근 아빠 '한국컵 파이팅!'

이번 대회 첫 날부터 낯익은 반가운 얼굴이 경기장을 찾았다. 먼저 1999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프로야구 무대를 누빈 임재철(44)이 단장으로서 선수들을 지휘했다. 17년간 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LG 트윈스-롯데를 거친 그는 2015년 은퇴 후 유소년 야구계에 입문했다. 경기 용인·수지 지역을 연고로 한 바른 유소년야구단(바른야구) 단장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임재철 단장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잡기 바라는 마음으로 (유소년야구 지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단장이 이끈 바른은 1회전에서 과천시 유소년야구단을 8-1로 꺾었다. 

유소년 야구로 제2의 삶을 걷고 있는 임재철. 장충=임민환 기자 

'봉열사' 봉중근(41) KBS N스포츠 해설위원도 대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소년 야구단 감독이나 해설위원이 아닌 '아버지 봉중근'으로 아들 봉재민(9) 군을 응원하기 위해 '아들바보'로 변신했다. 봉재민 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성동구 유소년야구단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참가 중이다. 우투좌타인 봉재민은 도곡 유소년야구단과 1회전에서 1타점 적시타에 이은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팀의 12-2 대승에 일조했다. 봉중근은 "아들이 야구를 즐기고 재미와 흥미를 갖길 바란다"면서 "아들이 프로 선수로 데뷔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축사 중인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 임민환 기자

◆ 이상근 회장 "클럽야구의 힘…야구는 즐기는 것"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은 4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가 야구선수가 되는 새로운 방법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근 회장은 "전문적으로 엘리트 교육을 받은 출신에 비해 기본기가 약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오히려 중학교 야구부에 진학하면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이 예쁘다'고 말하는 지도자들이 많다"면서 "학습과 운동을 병행하며 배우는 태도와 습득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상근 회장은 한국유소년야구연맹의 모토를 '재미 있는 야구'라고 강조한다. 그는 "방과 후 또는 주말에 모여 야구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라면서 "'기술'이 아닌 '즐기는 법'을 가르친다. 즐기는 야구로 아이들은 미래의 꿈을 꾸고 자아를 실현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4일 경기 결과
 
◆    남동구 4 : 3 남양주 에코
◆    은평구 EBM 15 : 0 일산자이언츠
◆    바른야구 8 : 1 과천시
◆    도곡 2 : 12 성동구
◆    부천시 0 : 10 연수구나인
 

장충어린이야구장=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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