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日다케다 아태 사업부 빅딜 성공... 명실상부 종합 제약·바이오사로 도약
40조 투자해 일자리 11만개 창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위기는 기회일까. 셀트리온그룹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빠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은 물론 M&A(인수합병), R&D(연구개발) 등을 통해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셀트리온은 영국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에 대한 임상1상 환자 모집에 들어갔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지난달 17일 'CT-P59' 임상1상을 승인했다. 셀트리온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성인 32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환자모집도 마무리했다. 결과는 내달쯤 나올 것으로 보이며, 이렇다 할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으면 200여명을 대상으로 2상에 돌입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59 2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곧바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3상은 3000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정적인 'CT-P59' 공급을 위해 다음 달부터 인천 송도 1공장에서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CAPA)은 연간 최대 600만명에게 치료제 투여가 가능한 수준인데, 기존 바이오시밀러 품목의 생산량 등을 고려해 위탁생산(CMO)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CT-P59의 개발 성공 여부에 업계의 시선의 쏠리는 또다른 이유는 현재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효능 논란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 이 약을 투약받은 환자에게서 4건의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만약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계획대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에 K-바이오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물질. /셀트리온 제공

이와 함께 셀트리온은 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에 약 40조원을 투자해 11만개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글로벌 헬스케어 유통망 구축한다. 이를 통해 한국을 세계 바이오·케미컬 의약품 중심지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서 회장의 숙원이다.

이밖에 셀트리온은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아태) 의약품 사업 부문을 3324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빅딜에 성공했다. 이로써 명실상부 종합제약·바이오기업이란 타이틀뿐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로 퀀텀 점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다케다 아태 부문은 한국과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전문의약품(ETC) 및 일반의약품(OTC) 18개 브랜드의 특허·상표·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와 '액토스',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이 있으며, 이들의 9개 지역 매출은 2018년 기준 1억40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달한다.

다른 계열사의 유의미한 R&D 성과도 눈에 띈다. 셀트리온제약은 현재 고혈압·고지혈증 개량신약 개발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21일 'CT-K2002'에 대한 임상1상 계획을 승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설립 초창기 당시 서 회장이 밝힌 사업계획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었다"며 "그런데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시장 진출과 바이오베터 개발 및 출시 등을 계획했던 모든 것을 성공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역시 서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순서대로 순항 중"이라며 "반드시 개발에 성공해 '한국형 길리어드 사이언스'로 성장하길 업계 종사자로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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