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플랫폼 효과 분명할 것…네이버 시장 잠식 우려
수수료 부담은 보험료 인상…소비자에게 전가될 것
업계 1위 삼성화재 없이 비교견적 의미 없어
손해보험사들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 제휴에 등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네이버의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 참여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관련 협상은 잠정 중단된 상황으로, 업계에선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4000만명의 회원 수를 거느리며 '국민 포털'로 불리는 네이버 플랫폼에 손보사들이 섣불리 참여하지 않는 배경에는 시장 상황을 비롯해 투자 대비 효율성, 향후 시장내 입지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 제휴 협상은 모두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업계 내에서는 이들의 지지부진한 협상을 두고 11% 수수료가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지만, 협상에 나선 보험사들은 "관련 부서가 진행하는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아끼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 안팎에서 들리는 수수료율 11%가 과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지만, 여론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보험시장 상황과 광고비 또는 수수료율이라 불리는 플랫폼 사용 비용 부담, 투자 대비 효과, 네이버의 시장 잠식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종합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플랫폼 효과는 분명할 것…수수료율·네이버 시장 장악 부담

삼성화재가 일찌감치 네이버파이낸셜과 거리를 둔 가운데 협상 테이블에 앉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모두 협상이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모든 협상은 중단됐다"며 "향후 새로운 사업방식(수수료율)이 나오면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서로의 실익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협상은 잠정 보류 상태"라고 밝힌 KB손해보험 역시 "제휴 조건을 봤을때 타결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해상 관계자 역시 "(네이버 포털과) 기술적으로 연계되는 부분은 진행중이나, (광고료 등) 이외의 부분은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손보 3개사 모두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 시 '4000만 플랫폼'에 대한 기대효과는 분명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하면 시장 입지를 잃고 거대 플랫폼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는 쉽게 지우질 못했다. 

한 관계자는 "네이버를 활용하면 신규 고객 유치 효과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플랫폼에 종속될 가능성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보험사와 서비스 제휴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 적자사업인데 수수료까지?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 

시장 상황 역시 네이버와 제휴를 꺼리게 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은 '적자 사업'이라고 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적정 손해율은 80%로 보고 있는데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 수준까지 치솟았고, 올해 역시 집중호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여행객 증가 등으로 지난해 이상의 손해율이 예상되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보험료 대비 지급 비율이다. 업계에서 말하는 적정 손해율을 넘어서면 곧 적자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보험은 적자 산업이지만,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중개수수료가 없는 다이렉트 보험 가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 상품 판매 수수료까지 더해진다면 보험료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된다면 보험료는 더 올라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실효성도 보험사들의 네이버 서비스 제휴를 꺼리게 하고 있다. 

온라인(CM) 판매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가 일찌감치 네이버에 등을 돌린 가운데 나머지 3개사로 서비스 운용이 정상적으로 작동될지도 미지수다. 무료 공익 보험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가 있는 상황에서 특정 보험사만 참여한 네이버파이낸셜의 비교 사이트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도 의문이다.

업계에선 네이버와 보험사의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네이버파이낸셜의 자동차보험 서비스 구현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손해보험사가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이 서비스의 관건"이라며 "시장점유율 1위 보험사 상품이 없다면 고객 편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보험사와 서비스 제휴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견적 비교검색 서비스는 현재 기술적 협의를 하고 있는 단계로 서비스 일정도 정해진 바 없다"며 "보험사들에 11%의 수수료나 광고비를 제시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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